끝모를 추락 울산 부동산시장 - (2) 동구

조선불황 여파 인구 급감
매매값 타 구·군 배로 하락
대단지 아파트도 예외 없어
주요 상권 공실률 20~30%
현대重 수주 회복세 기대감

조선산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울산 동구의 부동산 시장과 상권은 벌써 6년째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수주부진에다 해양플랜트 부실 등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2014년부터 부동산가격 급락세가 두드러지며 주민들은 자고 나면 떨어지는 집값하락 공포에 신음하고 있다.

조선업 수주가뭄 여파로 한때 6만5000명에 달하던 현대중공업 근로인력은 2016년께부터 절반이하로 떨어지면서 이 지역 주택과 상권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근로자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대거 동구지역을 이탈하면서 수요는 없고 공급자 우위의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아파트 실거래가 현황을 보면 현대패밀리 서부아파트 76㎡(23평)는 지난해 초 1억8000만원 가량에 거래가 됐지만, 현재 거래가가 1억3000만원 선까지 하락했다. 또한 전하동 현대홈타운 84㎡(25평) 19층은 지난해 11월 2억4500만원에서 12월 2억2500만원으로 한달새 2000만원이 빠졌다. 화정동 엠코타운이스턴베이 84㎡(25평) 15~16층도 지난해 10월 3억45000만원이었지만, 두달 뒤인 12월에는 3억1000만원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송유조 울산공인중개사협회 동구지회장은 “대단위 아파트 단지의 경우 거래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는데 지난해 초부터는 동구지역 전체 아파트 가격의 하락세가 가파르게 높아졌다”며 “지금 동구지역 주택시장은 더 이상 떨어질 것이 있나 싶을 정도로 바닥을 친 상태”라고 말했다.

울산 부동산브리프 최근호에 따르면 동구지역은 지난해 12월 기준 전년동월대비 순수토지 거래량은 54.3%, 건축물 거래량은 33.3% 각각 감소해 울산 5개 구·군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 기간 주택매매 가격도 10.2%, 전세 12.9%, 월세 7.4% 하락하는 등 타 구·군에 비해 평균 2배 이상 떨어졌다.

동구지역의 인구감소로 인해 상권도 좀처럼 회복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계의 일감 부족으로 인한 인구감소로 주요상권의 공실률은 30%대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및 상인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공장부지와 인접한 전하동, 일산동, 방어동 등 주요상권의 공실률은 벌써 수년째 20~30%대를 유지하고 있다.

빈 상가의 경우 한 번 빠지고 나면 6개월 이상 장기매물로 나와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전통시장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화정동에 위치한 월봉시장의 경우 전체 140여개 점포 중 최근 공실률이 가장 높아졌을 때 상가의 수가 100개 이하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목이 좋은 상가의 경우 1000만~3000만원까지 형성됐던 권리금은 사라진지 오래다.

이종우 월봉시장상인회장은 “중공업 근로자들이 주로 찾던 전하동과 꽃바위 일대 상권은 완전 반토막 나버린 상황”이라며 “(우리 시장도) 빈 상가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내리는 등 조치를 취해 그나마 다시 점포를 채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들어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선박수주 증가로 부동산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올해부터 현대중공업에서 일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룸촌 일대의 계약 건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아니라도 하반기부터는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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