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서 미스터리 정비공 역할
또다시 변화무쌍한 변신 보여

▲ 신흥종교단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영화 ‘사바하’에서 미스터리한 정비공 나한 역할을 맡은 배우 박정민.

박정민(32)은 매 작품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다. 그가 장재현 감독의 새 영화 ‘사바하’로 돌아왔다.

신흥종교단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사바하’에서 미스터리한 정비공 나한 역할을 맡은 박정민을 18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속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무표정한 얼굴과 낮게 깔린 음성 등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 그는 “나한에 한 번에 공감하기 어려웠다”며 “그래서 가장 먼저 엄마와의 유대감을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저는 가족을 죽여본 적도, 소년원을 가본 적도, 어떤 사람을 위해 악행을 저질러본 적도 없잖아요. 제 안에서 나한과 가장 비슷한 감정을 찾아서 그것을 확장해야 했죠. 나한에게는 엄마가 가장 중요했거든요. 우리 모두 엄마 이야기만 나오면 슬프잖아요.”

그는 그 유대감을 통해 “나한을 동정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객관적으로는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이지만, 나약하고 쓸쓸한 아이죠. 30년 이상을 제 뜻대로 살아본 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요. 나한의 트라우마는, 엄마예요. 엄마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의식도 있고 나중에도 밤마다 엄마를 찾으니까요.”

그는 나한이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엄마를 찾는 장면에 대해서는 “슬퍼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속에서 인물들은 선과 악의 구분이 모호하고, 뒤섞이기도 한다. 이정재가 연기한 박 목사는 끊임없이 ‘과연 신이 있는지’를 묻는다. 박정민은 이 같은 영화의 주제의식에 대해서도 공감했다고 한다. 이는 그가 평소에 했던 고민과도 맞닿아있다.

“저는 지금은 종교가 없지만 유신론자예요. 신은 어디엔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예전에는 교회를 열심히 다녔는데 그때 했던 고민이 박 목사와 비슷하기도 해요. ‘신이 있는데, 왜 이렇게 부조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날까?’ ‘회개하기 위해 신을 찾는 사람이 왜 큰 잘못을 저지르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이런 고민이 신한테 다가가는 과정인 것 같기도 합니다.”

박정민은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독립영화계에서 활약하다 ‘동주’(2015)로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후 ‘변산’(2018), ‘그것만이 내 세상’(2018) 등에 출연했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2018)에서는 안창호 역할로 특별출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