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서
야당 의원의 거듭된 질의에
모호한 답변으로 추천 시인
앞서 트럼프도 사실 공개해

18일 오전 일본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자신이 추천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한 의원의 거듭된 질의에 말을 돌리고 돌려서 답변한 결과였다.

야당인 국민민주당 대표인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郞) 의원은 이날 예산위에서 지난 15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알려진 ‘아베 총리 추천설’의 진위를 물었다.

이에 아베 총리는 “노벨상위원회는 평화상 추천자와 피추천자를 50년간 밝히지 않는다. 이 방침에 따라 코멘트를 삼가고 싶다”며 피해 가려 했다.

그러자 다마키 의원은 “추천은 사실 아니냐”고 재차 질의했고, 아베 총리는 “아닌 것이 아니다”라는 모호한 이중부정 답변으로 추천 사실을 인정한 것이다.

아베 총리의 말을 쉽게 표현하면 추천했다는 얘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국가비상사태 선포 관련 연설을 하던 중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언급하다가 느닷없이 아베 총리가 노벨위원회에 자신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해준 사실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노벨평화상이라는 것을 주는 사람들에게 보냈다는 아주 아름다운 서한의 사본을 내게 줬다”고 밝혔지만, 워싱턴포스트가 추천자는 문재인 대통령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 말했을 수 있다고 보도해 억측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이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가 미국 정부로부터 비공식 의뢰를 받아 지난 가을 노벨상 관계자에게 트럼프 대통령을 추천했다”고 보도하면서 추천자를 둘러싼 사실관계는 정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가 추천서를 써준 이유에 대해 “일본 영공으로 (북한) 미사일이 지나갔고 경보가 발령됐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 중단으로) 이제 갑자기 그들은 기분이 좋고 안전하다고 느낀다. 내가 그걸 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을 이어받아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과단성 있게 대응하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거듭 추어올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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