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교 1800명 의무수업으로
저학년 중심으로 주2회 실시
단증 가진 현지지도자가 수업
1976년 온두라스에 첫 보급
2012년부터 국기원 정식 수업

▲ 18일(현지시간) 온두라스 수도 테구시갈파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공립학교 태권도 정규 수업 시작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권도가 중남미 최초로 온두라스의 공립 초등학교 정규 교육 과목으로 정식 채택됐다.

주온두라스 한국대사관은 18일(현지시간) 온두라스 태권도교육재단, 국기원, 온두라스 교육부와 함께 수도 테구시갈파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태권도 지도자, 교사, 학부모, 태권도 수련 학생 등 약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립 초등학교 태권도 정규 수업 시작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태권도 정규 수업은 테구시갈파 소재 12개 학교, 제2 도시인 산페드로술라 소재 1개 학교, 엘프레그레소 소재 2개 학교 등 15개 학교의 학생 18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공립학교 태권도 교육은 선택 수업이 아닌 의무 수업으로 진행되며, 한국인 사범이 아니라 공인 단증을 가진 온두라스 현지 지도자들이 가르친다.

특히 태권도의 저변 확대를 위해 고학년보다는 2~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프로그램이 아닌 정규 체육 수업시간에 주 2회씩 실시된다.

주온두라스 한국대사관은 그간 중남미 지역의 경우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지에서 정부 기관 대상 태권도 교육이나 일반인 대상 태권도 교실 등이 운영된 적이 있다며 온두라스 정부와의 상호 협력을 통해 공립학교의 정규과목으로 태권도 수업을 시행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신상기 대사는 “해외에서의 태권도 공교육화를 통한 전 세계 태권도 인구의 저변 확대에 중요한 계기가 마련됐다고 본다”면서 “앞으로 중남미 다른 국가에서도 태권도 공교육이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미 온두라스는 한국보다 약간 큰 11만2000㎢의 국토에 900만명 정도가 사는 나라로, 태권도는 축구에 이어 제2의 스포츠로 인정받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포르피리오 로보 소사 전 대통령은 태권도 공인 3단으로서 2011년 방한 당시 세계태권도연맹으로부터 명예 9단 단증을 받은 바 있다.

유명한 온두라스 태권도 선수로는 2015년 태권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미겔 페레라를 비롯해 올해 2월 터키에서 개최된 세계 장애인 태권도대회에서 품새 부문 준우승을 차지한 기예르모 에라소 등이 있다.

온두라스에서는 1976년 송봉경 사범(2008년 작고)이 한국인으로는 처음 태권도 보급을 시작한 이래, 2009년 재미교포인 유영준 사범이 교회 및 클럽 등을 중심으로 태권도 교실을 운영하면서 공립학교 태권도 보급을 위한 기반을 닦았다.

2012년부터 국기원 소속 김호석 사범이 정식으로 파견돼 온두라스국립대학(UNAH)과 국립교육대학(UPNFM) 학생들을 대상으로 태권도 수업을 하면서 저변을 확대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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