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구장애인자립센터 장애인권영화 제작 발표회

▲ 울산 우리동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장애인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장애인권영화를 제작한다고 밝힌 가운데 19일 센터에 모인 주·주연배우 3명(왼쪽줄)과 이미경 센터장(오른쪽 첫번째)등 관계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시각장애 부부 주인공으로
영화 ‘블라인드 파티’ 제작
10월 제주 인권영화제 출품

장애인들이 인권영화 제작
우리동구센터가 울산 최초

“때론 고달프고 불편하지만
장애인의 삶도 일반인과
다르지 않은것 보여주고파”

“시각장애인이 시나리오를 썼다니까 다들 놀라죠. 근데 그게 끝이 아닙니다. 저희 영화 만들겁니다.”

울산 동구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직접 제작하는 장애인권영화가 탄생한다. 우리동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센터)는 22일 장애인인권영화제작 발표회를 열고 장애인권영화 ‘블라인드파티’ 제작을 공식화한다고 19일 밝혔다.

시나리오부터 연기까지 모두 울산에 거주중인 장애인들이 직접 맡았고, 촬영 역시 전부 울산에서 이뤄진다. 3월부터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 6개월의 제작기간을 거친 후, 영화는 오는 10월 제주도에서 열릴 예정인 제주국제장애인권영화제에 출품될 예정이다. 울산에서 장애인들이 직접 장애인권영화를 제작해 영화제에 출품하는 건 우리동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처음이다.

울산 동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동구 지역 장애인들의 자립을 돕는 센터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동구를 포함해 울산에 총 4곳이 있다. 센터가 처음 장애인권영화 제작에 도전하게 된 건 지난해 팟캐스트 도전 실패가 큰 계기가 됐다.

이미경 센터장은 “장애인들과 함께 팟캐스트에 도전을 했는데 목소리만으로는 전달력은 물론 호응도도 크게 떨어졌다. 장애인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면서 동시에 장애인 스스로가 만드는 미디어 컨텐츠의 필요성을 느끼고 영화 제작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 역시 시각장애 1급의 중증장애인이다.

보조금을 받아 운영되는 센터라 영화 촬영과 영화제 참가 등에 총 1000만원이 안되는 초저예산만 투자된다. 카메라 등 장비는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대여를 해 사용하고 울산과학대 디지털컨텐츠디자인학과 재학생들이 촬영 스탭으로 함께한다.

센터는 우선적으로 센터 예산을 영화 제작비로 자체 편성해놨지만, 지난달 울산시에서 추진중인 복지증진사업에 영화 제작 예산 지원을 신청하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시나리오는 시각장애 1급인 이재현 사무국장이 맡아 작성을 완료했고, 마찬가지로 시각장애 1급인 주연배우 2명은 모두 출연료를 못 받지만 흔쾌히 영화 촬영에 동의해 지난달 말 대본 리딩을 마친 상태다.

이 사무국장은 “장애인의 삶도 일반인들과 다르지 않다. 때론 더 고달프고 더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장애가 있어도 다들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긍정적으로 살아가려 하고 있다. 그런 모습을 이번 영화에서 보여주려 한다”면서 “장애에는 15개 유형이 있는데 이번에는 시각장애인 부부를 주인공으로 한다. 이후에도 가능하다면 15개 유형의 장애인들의 삶 전부를 그려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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