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탕서 불…3명 화상·골절
65명 연기흡입해 병원치료
위층 아파트 주민도 대피
스프링클러등 소방설비 열악
보험 가입안돼 보상에 진통

▲ 19일 오전 불이 난 대구시 중구 포정동 한 사우나 건물에서 소방당국이 진화·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이 불로 2명이 숨지고 3명이 화상이나 골절상을 당했다. 대피 과정에서 73명이 연기를 흡입했으며 이 중 65명은 병원 치료를 받았다. 연합뉴스

대구 도심 사우나에서 불이나 연기를 마신 2명이 숨지는 등 7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아침 이른 시간대에 난 불은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유사한 화재가 최근 잇따르면서 다중이용시설 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9일 오전 7시11분께 대구시 중구 포정동 7층짜리 건물 4층 남자 사우나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불이 났다.

이 불로 남탕 안에 있던 이모(64), 박모(74)씨 2명이 숨지고 3명이 화상이나 골절상을 당했다.

대피 과정에서 73명이 연기를 흡입했으며 이 중 65명은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과 소방은 화재 당시 건물 5~7층 아파트(107가구) 주민 약 70%가 자발적으로 신속하게 대피한 것으로 파악했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소방차 등 50여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여 20분 만에 불을 껐다.

화재 당시 이른 아침부터 4층 목욕탕에는 남녀 20여명이 있었다.

목욕탕 밖 복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연기가 탕 내부로 스며들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손님들은 대부분 얼굴에 수건 등을 감고 건물 밖이나 옥상으로 대피했다.

5층 이상에 살던 상당수 주민들은 연기를 피해 옥상으로 급하게 대피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방당국의 신속한 대처에도 남자 이용객 2명은 결국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다.

불이 난 건물은 7층짜리로 1977년 건축허가가 났고 1980년 7월 준공과 함께 사용허가가 났다.

건축물대장에는 백화점 아파트 근린생활 시설이라는 이름으로 등록돼 있다. 연면적이 2만5090여㎡로 1~2층은 식당 등 상가, 3~4층은 목욕탕, 찜질방 등이 들어서 있다. 5층 이상은 아파트로 107가구가 살고 있다.

그러나 스프링클러가 3층까지만 설치돼 있는 등 소방설비가 매우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보험에도 들지 않아 향후 피해 보상 등을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경찰은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53명으로 수사본부를 차렸다.

수사본부는 화재 발생 5시간이 지난 오후 2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전기안전공사와 합동 감식을 통해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건물 관리인 등을 상대로 건축물 관리 문제를 조사하고 도난 방지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현장은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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