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0여일 뒤면 대부분 초·중·고등학교가 개학을 한다. 긴 방학이 끝날 무렵, 부모들은 아이들의 방학 과제물을 챙겨주랴, 학교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헝크러진 생활의 리듬을 찾아주랴 바쁘기 마련이다.

 하지만 생활의 문제 뿐만아니라 다시 학교로 돌아가 단체생활을 하게 되는 아이들의 건강을 전염병 중심으로 체크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더운 날씨로 발병이 우려되고 있는 유행성 각결막염에 대해 알아본다.

 이 눈병에 걸리면 초기에는 눈의 흰자위가 벌겋게 되고 아프며 눈물이 난다. 아폴로 눈병과 증상이 비슷해 구분없이 통용되지만 아폴로 눈병을 발병시키는 바이러스(엔테네바이러스)보다 더 지독한 바이러스(아데노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각막까지 침투해 각막에 상처를 남긴다.

 보통 수영장 등 여름철 물놀이를 통해 전염되며 전염성이 대단히 강해 버스 같은 대중교통 수단의 손잡이를 통해서도 옮을 만큼 감염 확률이 높다. 때문에 개학을 앞둔 아이들이 반드시 검사받아야 하는 전염성 질환 가운데 하나다.

 함유식 울산보건환경연구원 원장은 "유행성 각결막염은 염증이 각막에까지 침투하는 눈병으로 일단 걸렸다하면 3~4주는 고생할 각오를 해야 한다"며 "특히 면역이 약한 어린이의 경우 더욱 심하게 앓아 각막 표면의 손상에 따른 각막 혼탁이 수년간 지속되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안타깝게도 이 눈병에 대한 치료약은 현재 없다. 일단 이 눈병이 의심되면 제일 먼저 안과 전문의를 찾는 것이 중요하고, 바이러스 전염병에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생활수칙을 지키는 수밖에 없다.

 먼저 접촉에 의해 전염되는 병이므로 가급적 수영장, 공중목욕탕 같은 시설은 피한다. 환자가 사용한 수건과 세면대를 함께 사용하지 않는 것은 기본 상식이고, 더러운 손으로 눈을 비비는 것은 눈병을 앓는 지름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밖에서 돌아오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손을 씻는 습관을 갖도록 하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가능하면 안대도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안대를 착용하는 눈의 표면온도가 더욱 올라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킨다. 차라리 눈 위에 얼음찜질을 해 주면 통증도 적어지고 아이들이 시원함을 느낀다.

 어떤 부모는 의사의 처방없이 시중 약국에서 판매하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많이 함유된 안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안약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녹내장 등 다른 합병증을 발병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함 원장은 "간혹 이 눈병을 앓은 뒤 시력이 저하해 크게 걱정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일반적으로 6개월 이내에 원래 시력이 돌아오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서대현기자 sdh@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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