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홍 울산광역시 환경생태과장(공학박사·기술사)

연일 언론에서 미세먼지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침마다 날씨보다 미세먼지 예보를 먼저 확인하고 출근이나 외출준비를 한다. 2018년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에 의하면 환경문제 중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높았다. 이처럼 미세먼지는 우리의 일상이자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반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은 미세먼지에 비해 묻히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6일 발표한 기후보고서에 따르면 관측이 시작된 이후 2018년이 4번째 뜨거운 해였다고 한다. 특히 평균기온이 높은 해가 최근 5년에 몰려있어 앞으로의 기후전망이 훨씬 암울하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 보고서는 큰 이슈가 되지 못하고 외면되는 분위기이다. 미세먼지는 우리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므로 외면할 수 없는 절박한 현실문제이고, 기후변화는 미래의 문제 또는 국제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중국 등 해외에서 유입되는 것도 있지만 공장, 발전소, 자동차 등에서 화석연료가 연소되면서 주로 발생한다.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의 이산화탄소도 화석연료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다. 한편 기후변화로 대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미세먼지가 확산되지 못해 농도가 짙어지고 있다. 이처럼 미세먼지와 기후변화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 대응이 곧 기후변화 대응이 될 수 있다. 미세먼지와 기후변화를 분리해 생각하지 않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면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다.

정부 및 지자체에서는 올해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석탄발전 감축 정책, 친환경차 보급, 노후 차량 조기폐차 지원,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구축,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사업장 온실가스 감축설비 지원, 지역특화 기후변화 취약 개선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울산시는 수소 전기차 선도도시 및 수소산업 기술 역량 강화, 부유식 해상풍력 산업 육성 등 세계적인 에너지 허브 도시 조성을 목표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는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화석연료 사용 자체를 줄이는 것 못지않게 에너지 소비 절약의 중요성을 각인해야 한다. 우리 개인은 에너지 소비 절약의 핵심에 있다. 그렇다면 우리 개인은 무엇을 해야 할까.

2016년 기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35%가 발전 부문임을 고려할 때 가정에서의 전기 절약이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 일회용품 사용 자제, 장바구니 사용, 모바일 청구서 받기, 쓰레기 분리 배출,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수돗물 아껴쓰기 등 자원 절약도 전기 절약의 한 방법이다. 가정의 전기·수도·도시가스 사용 감축량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전 국민 온실가스 감축프로그램인 탄소포인트제에 참여하면 에너지 절약이 한결 수월할 것이다.

또 온실가스 배출원의 14%를 차지하는 것이 수송 부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친환경운전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10%까지 줄일 수 있고, 연비는 약 8%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한다. 친환경운전을 위해 경제속도(60~80㎞/h) 준수, 3급(급출발·급가속·급감속)하지 않기 등을 실천해야 한다. 또 대중교통 이용, 카풀, 가까운 거리 도보나 자전거 이용 등으로 승용차 사용을 자제하여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마침 정부에서 친환경운전문화 정착을 위해 자동차 탄소포인트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동참해 자신의 친환경운전 점수를 체크해 보길 권한다. 자동차 탄소포인트제 시범사업은 친환경운전 또는 주행거리를 단축한 차량에 대해 최대 10만원의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로써, 6500대를 목표로 현재 선착순으로 누리집(car.cpoint.or.kr)에서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전기 절약, 친환경운전 등을 실천하는 우리의 작은 행동은 결국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여 미세먼지 발생을 줄이는 동시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다. 현재 일상이 되어버린 미세먼지를 피해 비싼 공기청정기, 특급 마스크를 구하는 것보다 근본적으로 미세먼지 발생 저감방안에 관심을 갖고 개개인이 에너지 소비절약 실천에 동참한다면 어느새 우리는 미세먼지 문제를 넘어 기후변화라는 국제적인 환경문제 해결의 중심에 서 있을 것이다.

이규홍 울산광역시 환경생태과장(공학박사·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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