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최근 수도권에 이어진 눈의 기상청 예측이 벗어나면서 기상예보정확성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 KBS 9시 뉴스에서 날씨방송이 전날(12일)에 녹화된 영상으로 방영된 것도 모자라, 다음날이 돼서야 뉴스 말미에서 사과방송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날씨방송은 가상스튜디오(컴퓨터그래픽에서 만들어진 가상 세트를 조합)에서 기상정보CG(컴퓨터그래픽)를 합성한 형태로 제작하기 때문에 방송사고 노출 위험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지상파 3사를 비롯해 많은 시청자가 집중되어 있는 시간대에는 대체로 녹화를 통해 영상을 전송하는 방송시스템을 택하고 있다.

필자는 한 대형 방송사의 방송 사고를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급변하는 날씨로 인해 실시간 날씨정보가 초를 다투는 상황이 잦아지고 있는 요즘, 최신 기상정보의 중요성은 무엇보다 강조되고 있다. 이제는 기상정보를 TV나 라디오 매체가 아닌, 날씨정보앱이나 인터넷 포털에서 더 빠르고, 수월하게 확인할 수 있다. TV기상방송의 경우 최신 발표된 기상정보를 그래픽(CG)화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되며 그로 인해 방송 송출 시점의 정보가 시·청취자들이 접한 정보보다 늦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이로 인해 지난 14일 수도권에 집중된 눈 예보가 이례적으로 정규발표시간 외에 예상강수량과 예상적설이 수정되었는데, 이를 제대로 반영한 방송사는 거의 없었다. 기상청에서 중계하다시피한 기상정보 역시 국민들에게 즉시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기상청에서 정확하게 정보를 생산했다 하더라도 전달자(기상캐스터, 기상리포터 등)의 실수 때문에 국민들이 오보로 느껴서는 안 된다. 현재 대부분 방송국에서는 기상청에서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기상정보의 시간(단기예보 05시, 11시, 17시/ 중기예보 06시, 18시)을 고려하지 않고, 자체 편의만을 고려한 편성과 녹화 제작시스템으로 날씨방송을 제작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지역방송의 경우 저녁 9시 방송의 주간날씨정보를 아침에 발표하는 6시 정보를 반영해 녹화해 매번 다른 날씨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상정보CG의 데이터전송시스템이 전면 자동화 돼야하며, 이렇게 실시간으로 변화된 정보를 즉각 전달할 수 있는 전달자의 기상전문성이 꼭 뒷받침이 되어야한다. 동시에 방송제작 의사결정권자의 정확한 기상정보반영에 대한 의식개선이 필요하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