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4골등 페락에 5대1 승
2년연속 본선행…H조 합류
상대도 라커룸에 행운 빌어

▲ 지난 1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슈퍼리그 준우승팀인 페락 FA와 울산 현대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울산 신진호가 상대 수비수와 볼을 다투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플레이오프 단판 승부에서 울산에 패배한 말레이시아 페락 FA가 라커룸을 깨끗하게 비우고 한글로 “행운을 빈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가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울산은 지난 19일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페락과의 ACL 플레이오프에서 5대1로 완승했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7년만에 ACL 정상 도전, 14년만의 K리그 정상 도전 시즌 첫 발을 훌륭하게 뗐다.

울산은 전반 23분 김보경과 김태환의 멋진 콤비플레이로 상대 자책골을 이끌어냈고 후반에는 4골을 폭격하는 등 5골을 집어넣는 강한 화력을 뽐냈다.

맨시티 출신 미드필더 믹스가 멋진 감아차기로 2골, 울산 유스 출신 이동경이 교체되자마자 추가골을 터뜨렸고 주니오가 후반 막판 쐐기골을 터뜨렸다. 경기 막판 실점은 옥의 티였다.

이로써 지난해 K리그1 3위 팀 자격으로 이번 플레이오프에 나선 울산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회 본선에 진출해 시드니FC(호주), 상하이 상강(중국),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H조에서 조별리그를 치르게 됐다.

울산에 패한 페락은 경기가 끝나고 나 상대의 행운을 빌고 라커룸을 깨끗하게 치우고 가는 등 훌륭한 매너를 보여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들이 사용한 라커룸 화이트보드에는 “Thank you and Good Luck(고맙습니다, 그리고 행운을 빕니다)”라는 영문 메시지와 함께 “행운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한글로 적혀 있었다. 승자 울산에 전하는 패자 페락의 메시지였다.

▲ 말레이시아 페락FA 선수들이 라커룸 화이트보드에 적은 글. 울산현대 제공

울산 구단 관계자는 “한글을 아는 아시아축구연맹 직원의 도움을 받았거나 번역기를 사용하지 않았을까”라고 짐작했다.

이와 함께 페락은 경기를 위해 사용했던 라커룸도 스스로 깨끗하게 정리하고 돌아갔다. 이같은 내용이 울산 구단 SNS에 업로드됐고 울산 팬들도 패자인 페락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응원이 이어졌다.

메메트 두라코비치 페락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 출전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새로운 역사이고 도전이었다. 전반에 자책골로 끌려갔지만 나쁘지 않은 결과”라면서 “후반전 점수 차는 있었지만 실력 차이를 고려하면 우리도 잘 싸웠다”고 평가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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