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중구 태화동 태화강지방정원 오산못 인근에 울산생태관광센터가 지난달 30일 개관했다. 그런데 태화강 생태관광의 거점이 될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개관한지 불과 20일만에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주요시설이 고장나 방문객들로부터 ‘반쪽 개관’이라는 빈축을 사고 있는 것이다.

태화강은 공해도시에서 생태도시로 거듭난 울산의 대표적 상징물이다. 그로인해 생태도시를 꿈꾸는 많은 도시의 벤치마킹 대상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강변을 따라 10리길로 늘어선 대숲, 그 대숲을 뒤덮고 있는 하얀 백로와 새까만 까마귀, 1급수에만 사는 물고기 등의 희귀 동식물로 인해 생태관광지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생태관광센터는 이같은 태화강을 본격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울산시의 야심작이다. 31억원의 예산을 들여 1985㎡ 부지에 지상 3층, 연건축면적 725㎡로 설립됐다. 외관은 빗살모양으로 꾸며져 눈길을 끌고, 실내는 전시·홍보관, 회의실·교육장, 옥상정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주요시설은 아예 작동도 안되고 프로그램 운영도 안하고 있다는 것이다. 2층 전시·홍보관 내 핵심 콘텐츠인 VR체험시설은 검은 화면과 함께 작동을 멈춘 상태였다. 해마다 겨울이면 울산을 찾는 수십만마리의 까마귀 군무를 실감나게 보여주겠다는 VR체험시설이 먹통인 것이다. 대숲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옥상정원에 설치한 망원경도 고장으로 수리중에 있다. 관광상품 판매점도 비워져 있고 액자 등 전시물들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바닥에 기대져 있다. 한마디로 개관만 해놓고 운영이 안 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개관을 서두른 것도 아니다. 건축물을 지어놓고도 2개월여동안 개관식을 하지 않은 상태로 있었다. 충분한 준비기간이 있었음에도 주요시설물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편의시설도 갖춰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운영을 맡은 기구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의 하나로 꼽힌다. 현재 센터에 근무하는 인력은 무기계약직 1명과 교대근무를 하는 해설사가 전부다. 운영전반을 책임지는 별도 조직이 없는 셈이다. 관광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관광상품인 탓에 강한 책임감을 가진 인력 없이는 관광활성화는 요원하다. 그렇다고 반드시 센터의 별도 조직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울산시의 관련부서가 제대로 관리를 하면 무기계약직 1명으로도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을 요청해놓은 울산시가 아닌가. 태화강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독창적인 생태관광상품이다. 태화강생태관광이 제 빛을 발할 수 있으려면 생태관광센터가 이름 그대로 센터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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