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애란 울산과학대학교 학술정보운영팀장

울산시민들을 위한 독서 권장 운동인 ‘원북 원 울산(One Book One Ulsan)’이 시작되었다. 작년까지 지자체의 구·군 및 교육청 소속의 공공도서관별로 ‘올해의 책’사업을 진행했으나 2019년부터 대표도서관인 울산도서관이 시 단위로 통합하고 울산 전역으로 확대한 것은 시민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책 읽는 울산, 올해의 책’ 사업은 대상별로 읽을 책을 선정하여 함께 읽고, 독서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와 활동을 통해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여 책 읽는 문화를 창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책은 독서운동의 핵심이다. 수많은 양서(良書) 가운데 독서운동을 위하여 선정할 ‘한 책’은 특별한 조건이 요구된다. 독서릴레이를 통한 독후감을 쓰거나 작가가 쓴 책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독자와 토론할 북콘서트와 연계가능한 책을 염두하고 선정해야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한 책’ 추천기준은 연령 적합성, 주제의 수월성과 흥미성, 토론성, 최신성과 시의성을 포함하고 있다. 먼저, 책의 연령적합성은 다른 시(市)와 달리, 독자층을 5개 부분, 저학년 어린이, 고학년 어린이, 중학생, 고등학생, 성인으로 세분하여 한 권씩 총 5권을 선정하므로 어려움이 없다. 다만 책의 주제나 내용과 관련하여 대상층별로 읽기 쉽고, 흥미로우며 토론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20년 이상 진행된 미국의 ‘한 책’ 독서운동에서 선정된 책들은 지역의 다양한 인종적, 민족적 배경을 가진 구성원의 삶을 다룬 문학작품이 많았다. 다문화사회인 미국은 지역사회 구성원 간의 이해와 통합 같은 주제를 많이 다루었고, 최근에는 환경, 빈곤, 평화, 인권, 역사 등으로 다양하게 확대되고 있다. 그중에서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시민의 공감대 형성이 쉽고, 토론을 비교적 활발하게 유도할 수 있어 지역 작가의 작품과 내용을 다루는 것은 참고할 만하다.

그리고 책 선정에 있어 최신성과 관련, 미국의 경우 3년 이내에 발행된 최신도서를 선호하고는 있지만, 10년 사이에 출간 도서(41.4%)나 20년 내 발행도서(73.3%)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반면, 울산의 1차 도서선정위원 회의에서 추려진 9권의 성인 후보도서는 1권을 제외하고는 작년과 올해에 발행한 최신도서이며, 40권의 어린이와 청소년 후보도서는 다소 완화된 경향을 보였다. 컴퓨터나 과학기술 관련 도서는 최신성이 중요할 수 있으나 문학과 역사 그리고 철학처럼 전통적인 인문학 도서는 대개 그렇지 않으므로 선정에 혼선을 줘서는 안 된다.

이런 선정기준을 토대로 2차 도서선정추진위원 회의(22일)에서 압축된 대상별 3권의 후보도서는 3월 초 시행될 ‘시민선호도’ 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올해의 책으로 확정된다. 비록 객관적인 절차를 따라 선정된 ‘한 책’이더라도 모든 시민이 좋아할 수는 없다. 독자의 기억과 배경지식에 따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대상별로 한 권의 같은 책을 선정해서 읽더라도 ‘다른 경험’을 공유하고 이해하자는 것이 ‘한 책’ 독서운동의 본질이다.

이애란 울산과학대학교 학술정보운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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