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감옥사 담은 ‘항거’
자전거로 활약한 ‘엄복동’

▲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일제 침탈에 항거한 우리 민족의 저항 정신을 되새기는 작품 두 편이 오는 27일 개봉한다.

영화 ‘항거: 유관순 이야기’는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유관순을 스크린으로 불러냈다. 일대기 형식이 아니라 유관순이 3·1 만세운동 이후 고향인 충남 병천에서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을 주도하다 서대문 감옥 ‘여옥사 8호실’에 갇힌 후 1년여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유관순이 3·1 운동 1주년을 맞아 옥사에서 다시 만세운동을 주도한 사실이나, 함께 갇힌 8호실 여성들 이야기는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이다.

영화는 시대의 차가운 공기와 조선의 독립에 대한 유관순의 뜨거운 신념을 동시에 담아냈다.

▲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제작진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시대상을 재연했다. 특히 세 평도 채 안 되는 서대문 형무소 감방 안에서 30여명이 수감된 광경은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처참하다.

그토록 열악한 상황 속에서 이들을 지탱해준 건 연대의식이다.

자신이 주도한 만세운동 때문에 부모를 잃은 유관순 역시 갈등하고, 후회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의 곁을 지켜주는 8호실 동료들이 있어 신념을 다시 가다듬을 수 있었다. 일제 탄압에 끝까지 맞선 유관순은 고문을 견뎌내지 못하고 1920년 9월28일 방광 파열로 옥중에서 쓸쓸하게 숨졌다.

‘항거’가 여성들 이야기라면 같은 날 개봉하는 ‘자전차왕 엄복동’은 몸과 가슴이 뜨거운 한 남자 이야기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일제의 억압과 횡포가 극에 달한 당시,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 1위를 차지한 엄복동 이야기를 그린다. 자전차(자전거) 한대로 조선의 자긍심을 높여줬지만, 후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영화는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엄복동이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올라와 최고 자전차 선수가 되기까지 과정과 무장 독립운동가들의 활약, 양 갈래로 진행된다.

엄복동의 활약은 사실을 토대로 했고, 나머지 부분은 김유성 감독이 영화적 상상력을 덧대 완성했다.

총제작비 130억원(순제작비 100억원)가량이 투입된 만큼 볼거리가 제법 있다. 1913년 4월13일 용산에서 군중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자전차 대회나, 대규모 폭파신, 총격신 등이 눈길을 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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