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솔을 기리고 울산을 알리기 위해 해마다 전국단위 공모를 추진했던 한글미술대전이 올해 전격 폐지됐다. 사진은 지난해 기념식 장면.

2014년부터 치러온 행사
올해 예산부족 이유로
행사비용 전액 삭감
“완성도 높은 출품작에 호평
전국적 인지도 쌓았는데…”
지역 문화예술인들 상실감

울산출신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1894~1970) 선생은 자랑스러운 울산의 인물이다. 외솔 선생은 울산 중구 병영에서 태어났다. 이를 감안해 울산 중구에서 해마다 펼쳐지던 전국단위 한글미술대전이 지난 연말 전격 폐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6회차 행사를 앞둔 상황에서 이 소식을 뒤늦게 접한 지역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의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

한글미술대전은 울산시 중구의 예산지원으로 울산중구문화원과 한글미술대전운영위원회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해마다 치러왔다.

울산 중구가 한글미술대전을 기획하게 된 데는 최근 인기영화 ‘말모이’의 주인공이기도 한 외솔 최현배 선생의 고향이기 때문이다. ‘한글’이 갖고 있는 역사문화·예술적 가치를 울산과 연계시켜 전국단위 공모와 전시회를 펼침으로써 새로운 도시문화 콘텐츠를 세우고 품격있는 이미지를 구현하자는 취지이기도 했다.

한글미술대전을 운영하는 과정에는 울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해마다 수상작에 대한 공모와 심사 과정을 치르면서 행사의 내용도 성숙해졌다. 해마다 전국의 실력 있는 작가들이 참여했고, 횟수가 더해질수록 참가자가 늘었으며, 그에 따라 출품되는 작품의 완성도도 높아졌다.

▲ 외솔 최현배 동상

하지만 제6회 행사가 예정됐던 올해부터는 더이상 한글미술대전을 치르지 못한다. 예산부족을 이유로 울산 중구가 8000만원(시비 100만원 포함)의 행사비용을 지난 연말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예년에 비추어 모집요강 공고가 나기를 기다리다 최근에서야 폐지된 사실을 깨달았다. 일부에서는 행사 전반에 대한 평가를 어느 누가 어떤 내용으로 내렸길래 울산의 대표인물을 내 건 문화행사를 한순간에 폐지하게 된 거냐며 다소 격앙된 분위기도 나오고 있다.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던 한 지역 문화예술인은 “외솔 선생의 주제로 전국단위 문화행사를 추진한다는데 자부심이 컸다. 폐지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 전격 폐지 된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또다른 문화예술인은 “한글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그 가치를 드높이는 것은 물론 향후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로 발전시키는데 이바지 할 수도 있었다. 느닷없는 폐지 소식이 날벼락 같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울산 중구 관계자는 “신규사업은 생겨나는데 전체 예산은 줄고, 부득이 문화예술관련 부문에서 예산을 삭감하게 됐다. 5년연속 행사를 치르다보니, 한글과 미술을 접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향후 새로운 방법으로 관련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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