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콘텐츠인 VR체험 불가

옥상정원 망원경도 수리중

관광상품판매점도 ‘텅텅’

시, 센터 전담조직 못갖춰

향후 운영 시행착오 불가피

▲ 지난 1월30일 문을 연 울산생태관광센터에 설치된 전시관에 떼까마귀 VR체험 장비(위)는 개관 이후 며칠 되지 않아 고장 나 수리를 위해 장비 일부가 철거됐고 ‘떼까마귀 VR체험’글자는 종이로 가려져 있다. 전시실 규모의 넓은 공간은 ‘관광상품 판매점’이 들어온다는 안내 글자가 붙어있고 텅 비어 있다. 임규동기자 photolim@ksilbo.co.kr
수십억원의 주민혈세가 투입돼 지난달 문을 연 ‘울산생태관광센터’가 주요 체험시설 정비 및 프로그램 준비 등을 이유로 사실상 반쪽 운영되면서 졸속 개관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문제는 전담 조직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울산시조차 센터의 정상 운영 시기를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20일 오전에 찾은 태화강지방정원 오산못 인근 울산생태관광센터. 지난달 개관한 이곳 시설은 여전히 어수선했다.

센터 내 상주하는 생태해설사로부터 울산 생태환경에 대한 설명과 함께 태화강 생태하천 조성 추진상황 및 태화강 서식 생물들을 보고 배울 수 있는 2층 전시·홍보관 내 핵심 콘텐츠인 VR체험시설은 검은 화면과 함께 작동을 멈춘 상태였다. 작동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 영상만 틀어줄 뿐 VR체험은 불가능했다. 해당 체험시설은 겨울철 울산 태화강 생태관광의 백미인 떼까마귀 군무를 가상현실로 보여주기 위해 설치됐으나, 정비를 이유로 사실상 개관후부터 사용불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태화강지방정원과 삼호대숲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옥상정원 내 망원경도 온데간데 없었다. 당초 남산 은월루와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설치한 망원경은 인근 주택가 및 아파트 사생활 침해 논란을 막고자 십리대숲 방향만 보도록 고정됐다가 해당 부위가 고장나면서 수리 중인 상황이다.

2층 전시·홍보관 맞은편 ‘관광상품 판매점’ 공간은 여전히 비워진 채로 굳게 문이 잠겨져 있었다. 시설뿐만 아니라 체험프로그램도 현재까지 준비중인 상황이라 방문객들은 볼거리도, 체험거리도 제대로 즐기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리기 일쑤다.

한 시민은 “31억원의 주민혈세를 투입한 결과물로는 너무나 실망스럽고 창피한 일 아니냐”고 지적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VR은 작동을 위해 직원이 계속 상주해야 하는 등 불편함을 사전에 확인하지 못해 보완 및 화소 업그레이드 등을 전문가들과 의논중인 상황이고, 망원경은 대숲 쪽만 향할 수 있도록 보완될 때까지 설치를 보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울산생태관광센터를 맡을 전담 조직도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센터 관리는 물론 향후 운영에 있어서도 한동안 시행착오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관광상품 판매점 또한 최근에서야 ‘관광안내소+관광기념품 및 특산품 판매’ 기능을 넣기로 방향을 정한 상태로, 업체 모집 및 리모델링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빨라도 5~6월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준호기자 kjh1007@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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