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춘봉 사회부 차장

이선호 울주군수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간절곶 스카이워크 사업을 중단시켜 놓았다”고 밝혔다. 간절곶 스카이워크는 영남알프스 행복케이블카와 함께 울주관광 활성화를 견인할 양대 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핵심사업이다. 2017년 추진을 시작해 지난해 타당성 용역 및 기본설계 용역을 완료했고 조만간 실시설계 용역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다.

이 군수는 사업중단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고, 사업을 추진하는 부서에도 중단 관련 지시가 전달되지 않아 한동안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후 취재과정에서 간절곶 스카이워크 사업의 중단 이유가 드러났다. 군은 간절곶 일원을 대상으로 각종 관광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각 사업의 연계성이 떨어지는 만큼 해양관광을 두루 아우르는 통일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그 위에 관광이라는 색깔을 입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아직 착공하지 않은 사업들을 잠정 중단한다는 것이다.

현재 간절곶 일원을 대상으로 관광사업을 추진 중인 과는 3개 과에 달한다. 산림공원과는 간절곶 공원화사업, 도로과는 서생면 일원 국도 31호선 해안경관 개선사업, 원전정책과는 간절곶 명소화사업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공유수면 이용과 관련해 축수산과가, 디자인 개선부문에서는 건축과로 각각 연계된다. 여기에 문화관광과가 추가됐다. 해양관광 활성화에 큰 기대를 하고 있는 이 군수는 대규모 개발사례에 대한 검토를 실시했고, 현재 사업을 추진 중인 부서가 아닌 관광 전담부서에서 종합 관광계획을 세워 통합된 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신중한 검토를 거쳐 최적의 안을 도출하는 것은 당연한 선택이지만 시기가 늦은 탓에 앞뒤가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큰 틀에서 사업의 방향을 정한 뒤 세부사업을 확정하는 게 순리라 하더라도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이거나 착공을 앞두고 있는 사업이 많기 때문이다. 간절곶 스카이워크를 비롯해 실행 단계에 도달한 사업들은 다시 1년 가까이 걸리는 대규모 학술용역을 거쳐야 해 자칫 적기를 놓칠 수 있다.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유사 콘텐츠 사이에서 1년, 2년 사업이 지연되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가장 큰 우려는 용역과정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도출될 수 있을지 여부다. 문화관광과가 관련 사업들을 정리하고 조율하지만 실제로 문화관광과에서 추진 중인 해양관광 관련 사업은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존 사업들을 추진하던 해당 과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필수인데, 각 과의 생각과 입장이 달라 조율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건축과의 한 주무관이 제안한 관광시책 발표회 당시 참석자들의 소속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 사례가 있는 만큼 이런 예상은 어렵지 않다. 결국 사업 추진부서의 세부자료를 받아 기본 틀 위에서 접목시키는 수준이 될 것인데 용역을 한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게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관부서일 경우 적극성을 띠지만 협조 부서가 되면 발을 빼는 경향이 있는 공무원 조직의 생리도 고려해야 한다.

돌아서라도 올바른 길을 찾아가겠다면 최대한 주관 부서에 힘을 실어줘 조속한 사업화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각 과의 실무자들이 참가하는 TF팀을 구성하고 시간을 단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이번 결정을 통해 간절곶이 새해 일출을 보는 반짝 명소가 아닌, 사계절 관광객이 몰리는 전국적 관광지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이춘봉 사회부 차장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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