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하면 벚꽃이 떠오르기 쉽다. 하지만 만개하기까지는 한 달 정도 기다려야 한다. 그 보다 유채, 동백, 매화, 산수유가 더 먼저다. 어느 순간 달려 와 와락 품에 안기는 봄의 전령들. 기다리다 못해 조급한 마음이 마중을 간다. 이번 주말 어디를 가도, 지천의 공기는 이미 봄일 터이니.

▲ 른 제주바다, 빛고운 유채향연

샛노란 유채와 푸른 제주바다의 조화…산방산·성산 으뜸

◇푸른 제주바다, 빛고운 유채향연

이른 봄맞이를 하려면 제주만큼 좋은 곳이 없다. 추위에 강한 유채는 제주가 자랑하는 봄꽃 중 하나. 초봄부터 늦봄까지 제주를 샛노랗게 물들인다. 제주에서 열리는 유채꽃 축제는 해마다 4월에 열린다. 하지만 제주에는 이미 유채가 한창이다. 이를 보러 제주를 찾는 발길이 이미 줄을 잇는 중이다. 그 중에서도 산방산 주변, 성산의 유채꽃재배단지, 한담해변 산책로가 유명하다.

유채는 기념사진으로 담기에도 좋다. 산방산 주변에서는 유채꽃과 산을 겹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성산의 유채꽃 재배단지와 한담해안 산책로에서는 유채꽃과 푸르른 바다가 한 프레임에 담긴다. 때마침 3월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에서 열리는 제주들불축제도 예정돼 있어 화려한 제주의 낮과 밤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 여수 오동도의 딴 이름, 동백섬

붉은 카페트처럼 깔린 동백꽃…오동도의 절정은 3월 중순

◇여수 오동도의 딴 이름, 동백섬

약 3000그루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곳, ‘동백섬’으로도 불리는 전남 여수 오동도에서는 이미 붉은 빛 봄기운이 요동칠 준비를 마쳤다. 오동도는 섬 생김새가 오동잎처럼 보이고, 과거 오동나무로 빽빽해 이름 붙여졌지만 지금은 수많은 동백나무 군락으로 더 유명하다. 동백꽃을 차로 마셔볼 수도 있다. 맑고 투명한 동백차는 은은한 맛과 향 때문에 다른 꽃차와 섞어 즐긴다고 한다. 특히 동백은 꽃이 질 때 송이 째 떨어지는데 길 위에 송이 째 떨어진 동백꽃 풍경도 장관을 이룬다. 이같은 장관은 지금부터 3월 중순 절정을 이루게 된다. 쪽빛 남해를 따라 이어지는 절벽과 등대, 산책로까지 추웠던 지난 겨울 웅크렸던 몸을 가벼운 산책으로 풀어내기 안성맞춤이다. 오동도와 뭍을 연결하는 768m 방파제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 물길 거슬러, 섬진강 광양 매화마을

광양 일대 휘감은 매화향…내달 8일부터 축제

◇물길 거슬러, 섬진강 광양 매화마을

매화는 잎보다 꽃잎을 먼저 드러내며 꽃샘추위와 함께 핀다. 지리산 자락에서 시작된 매화 기운이 섬진강을 따라가며 광양 매화마을까지 뻗어간다. 광양매화마을에서 섬진강을 내려다보는 풍경은 절경 중의 절경이다. 청매화, 홍매화를 감상하고 강 따라 드라이브 한 뒤 화개장터에 들러 맛있는 남도음식까지 맛 볼 수 있다. 스물한번째 맞는 ‘광양매화축제’는 3월8일부터 17일까지 열린다. 남도 봄축제의 서막을 여는 광양매화축제는 백운산 자락 섬진강변 약 33만㎡의 매화 군락이 환상적인 장관을 이루며, 매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올해는 예년보다 따뜻해 매화 개화 시기도 앞당겨 질 수 있다.

한편 울산과 더 가까운 양산 원동 매화축제는 3월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원동마을과 영포마을에 걸쳐 탁 트인 강 풍경과 운치있는 기찻길, 새하얀 매화꽃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 꽃길 따라 봄마중, 구례 산수유

노랗게 물든 구례…내달 17일 축제 시작

◇꽃길 따라 봄마중, 구례 산수유

우리나라 최대의 산수유나무 군락지 구례의 장관도 빼놓을 수 없다. 지리산 자락 구례의 봄빛은 샛노란 산수유로 대변된다. 특히 이곳은 산수유 군락지가 있는 지역들 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산수유꽃 축제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매년 3월 열리는 이 곳에 들른다면 꽃으로 만든 차와 술, 음식을 맛볼 수 있고, 지리산 온천 관광지를 비롯해 주변 관광 명소에서 휴식 또한 즐길 수 있다. 스무번째 맞는 올해 축제는 3월17일부터 24일까지 산동면 일원에서 열린다.

봄에는 노란꽃으로, 겨울로 넘어가는 가을에는 붉게 물든 열매로 매력을 뽐내는 산수유나무. 산수유의 꽃말은 ‘영원불변’을 뜻한다고 하니, 이를 기억하며 소중한 가족·친구들과 산수유 군락지를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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