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100주년을 앞두고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 국민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독립운동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유관순 열사에게 최고 등급(1등급)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가로 수여하기로 했다. 3등급인 건국훈장 독립장이 그 공적에 비해 낮다는 지적이 나온지 십수년만의 성과다. ‘동일공적 추가수훈이 불가하다’는 상훈법으로 인해 상훈등급 상향조정의 길이 막혀 있는 탓에 ‘광복 후 애국심 함양 기여’라는 평가를 덧붙여 ‘독립운동 외 공적’으로 추가로 1등급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울산 출신의 대한광복회 총사령 고헌 박상진 의사의 상훈등급은 여전히 3등급이다. 누가 더 공적이 높은가를 비교할 하등의 이유는 없다. 다만 유관순 열사와 박상진 의사 두 분 모두 서훈 등급이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있어왔음에도 보훈처가 박상진 의사는 거론조차 않고 ‘유관순 열사 추가 서훈 공적 심사위원회’를 별도로 열어 유관순 열사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가 수여한 것은 너무나 아쉬운 대목이다. 박의사의 출신지인 울산 북구 이상헌(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서훈 대상자의 공적에 대한 재평가가 가능하도록 ‘상훈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고 유관순 열사의 서훈등급 상향조정을 열망했던 충남도와 보조를 맞추어 고군분투해왔으나 “두 분의 인지도가 비할 바가 아닌데다 서명운동 등이 늦어져 국회와 보훈처를 설득하기에 역부족”이었다고 한다.

박상진 의사는 1910년 우리나라 최초의 판사가 됐으나 판사직을 버리고 대한광복회를 조직, 총사령을 맡아 전 재산을 바치며 항일무장투쟁을 하다가 1921년 8월11일 일제에 의해 사형됐다. 그의 공적은 누구와 비교해도 조금도 부족함이 없음에도 광복 후 그의 이름은 우리 역사 속에서 지워졌다. 그 이유에 대해 박상진 의사의 서훈 승격을 위한 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는 (사)우리역사바로세우기운동본부는 “박상진 의사가 처단한 민족 반역자 후손이 광복 이후 정권의 주요 요직에 있으면서 박상진 의사는 신세대에게는 물론 구세대에게조차 낯선 이름이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내년 3·1절이 되기 전에 반드시 박의사에 1등급 대한민국장이 추서되도록 우리의 노력을 다잡아야 한다. 우선 국민청원을 위한 서명운동에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것이다. 또 ‘역사바로세우기’가 아닌 ‘박의사 서훈등급 상향’이라는 단일 목표를 위한 모임으로 전환할 필요도 있다. 정치적 성향과 상관없이 지역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과 일반시민들이 두루 참여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충남은 ‘유관순정신계승사업회’가 국회토론회 개최 등을 주도했다. 그밖에 박의사의 인지도 향상을 위한 영화·동영상 제작보급 등 문화활동도 적극 전개할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