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서영 동평초 교사

학교에서 2월은 이별과 만남의 시기이다. 학생들은 졸업과 입학, 진급으로 헤어짐과 만남을 준비한다. 선생님들도 마찬가지로 이별의 아쉬움과 새로운 만남에 대한 설렘으로 2월 보낸다.

2월 초 유·초등 교원인사발령 발표로 선생님들의 인사이동이 확정되었다. 동평초에서는 4년간 동고동락한 선생님 5분이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며칠 전 조촐하게 인근 식당에서 송별회를 가졌는데 몇몇 선생님들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에 마음이 짠하였다. 나 역시도 지난 시간을 돌이키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목 끝이 갑갑하게 감정이 북받쳤다. 별스럽다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조금만 달리 생각하면 떨어져 있는 사촌보다 가까운 이웃사촌이 된다. 3~4년을 가까이 지내며 학생들과의 이야기, 학부모와의 이야기,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며 조언을 주고받다 보면 웬만한 친척보다 더한 친밀감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지난 주 동평초에서는 교장 선생님의 퇴임식이 있었다. 40여년을 초등교육 발전과 학생 교육에 힘쓰셨고 동평초에서 4년 6개월을 교장으로 근무하시고 정년퇴임을 하신다. 요즘 교육계에서는 교원 명예퇴직이 대란이라고 할 만큼 신청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교육부 발표에 의하면 2019년 2월말 교원 명예퇴직 신청자가 6039명으로 지난해 4632명에서 약 30% 증가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와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흔들림 없이 지난 40년을 오직 학생교육에 매진하셨다.

처음 퇴임식 준비 이야기를 꺼내었을 때 교장 선생님은 조심스럽게 ‘선생님들에게 부담주지 말고 내부적으로 간소하게 운영을 하자’고 하셨다. 최근 의식행사의 간소화 추세와 갑질 문화 근절 등의 분위기로 퇴임식을 생략하거나 해당 학교의 교직원들과 간단한 식사로 퇴임식을 대신하는 학교 소식도 들었다. 반평생의 교육생애에 대한 발자취를 따라가 보는 시간으로 교사의 긍지와 자존감을 높이는 행사로 존중받아야 할 퇴임식이 주변의 시선에 간소화되는 현실에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이런 마음을 뒤로하고 우리는 교장 선생님과 함께 경남 남해의 초임지 학교도 둘러보았고 거창하지는 않지만 뜻깊은 시간으로 퇴임식도 가졌다. 의미 있게 보내드리고 싶은 우리도, 홀가분하게 떠나시는 교장 선생님도 모두 마음 편했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성향의 학생을 만나 가르치며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교사로서 큰 보람이다. 마찬가지로 존경하는 선배교사와 믿음직한 동료교사, 소통하는 교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교단에서 큰 행운이다. 교직을 아름답게 마무리하시고 새로운 출발을 하시는 교장선생님! 새로운 학교에서 근무하시는 선생님! 모두 부디 건강과 행복이 늘 함께하길 빌며 새로운 시작을 응원한다.

김서영 동평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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