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정상 8개월만에 재회
北 줄기찬 제재완화 요구
美, 영변 핵폐기+α 맞서
핵시설 동결-연락사무소
‘스몰딜’ 정도에 그칠수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장인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며 대화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주사위는 던져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첫 단독회담과 친교 만찬을 시작으로 1박2일 ‘하노이 핵(核) 담판’의 막이 올랐다. 기존 전통적 외교문법과는 다른 예측불허의 스타일로 ‘가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두 정상이 하노이에서 70년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울지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세기의 담판’으로 불렸던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린 지 8개월 만에 개혁·개방 정책으로 경제적 번영을 이룬 베트남을 배경으로 다시 만난 두 정상이 비핵화 실행조치와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통 큰’ 빅딜을 성사시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2차 핵 담판의 최대 과제는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담긴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등 각 항목의 정신을 구체적 이행 로드맵으로 옮겨내는 ‘하노이 선언’을 도출해 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단독 회담과 친교 만찬을 토대로 28일에도 몇 차례의 회담을 이어가며 비핵화 실행조치와 상응 조치간 주고받기를 위한 ‘톱다운 담판’을 마무리하게 된다. 두 정상은 모든 회담 일정이 끝나면 그 결과물이 담긴 ‘하노이 선언’에 대한 서명식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의 성패는 미국과 북한의 입장에서 각각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 면에서 얼마 만큼의 성과를 얻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북미가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진 영변 핵 시설 폐기와 함께 ‘플러스알파’(+α)의 최대치를 견인해야 하는 상황이고, 김 위원장 입장에선 그동안 최우선 상응 조치로 줄기차게 요구해온 제재완화 문제에 대해 미국의 빗장을 풀어내는게 급선무다.

결국 ‘영변 핵시설 폐기 및 +α’와 제재완화 요구 사이에서 양측이 어떤 식으로 절충안을 마련하면서 ‘윈윈’의 결과를 내느냐가 최대 관건인 셈이다. 그동안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대가로 제재완화를 요구해왔지만, 미국은 제재완화를 위해서는 영변 카드만으로는 안되고 ‘+α’가 있어야 한다고 맞서왔다.

당일치기로 이뤄졌던 지난해 1차 회담 때와 달리 이번에는 1박2일로 일정이 길어진 데다 두 정상이 최소 5차례 이상 만나 보다 허심탄회하고 심도있는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이번 회담 전망에 대한 낙관론을 피력하고 있지만, 이번 핵 담판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는 회의론도 미 조야를 중심으로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번 핵담판이 영변 핵시설 동결 정도와 연락사무소 개소 등 초기단계 조치를 담는 정도에 그치는 ‘스몰딜’로 끝날 것이냐 아니면 영변 밖 핵시설에 대해 신고·검증·폐기, 포괄적 핵신고·검증 관련 약속, 핵무기와 핵물질 폐기를 포함하는 ‘비핵화의 개념 정의’, 대북제재 완화 등의 난제들을 두루 풀어내는 ‘빅딜’로 귀결될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지 외교가의 분위기로는 최소 ‘중간 딜’ 이상의 합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핵폐기 로드맵과 핵신고까지 일거에 얻어내는 ‘빅딜’에는 못미치지만 ‘핵 동결’ 수준에 그치는 ‘스몰딜’에 비해 의미가 적지 않다는 점에서다. 하노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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