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수익률 -0.92%…주식 국내 -16.77%·해외 -6.19%로 추락
총 적립금 638조8천억원…공단 “수익률 극대화 위해 투자 다변화”

▲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신사옥 /연합뉴스

지난해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이 -0.92%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이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한 것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에 이어 두 번째다.

국민연금공단은 2018년 연간 기금운용 수익률이 -0.92%로 잠정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마이너스 수익률에 따른 기금 손실을 평가한 금액은 총 5조9천억원으로 추산됐다.

자산별로는 국내주식이 -16.77%로 가장 실적이 좋지 않았다. 해외주식도 -6.19%로 나빴다. 이에 반해 국내채권은 4.85%, 해외채권은 4.21%, 대체투자는 11.80% 등으로 양호한 성적을 보였다.

2018년 12월말 현재 국민연금 적립금은 전년보다 약 17조1천억원이 증가한 약 638조8천억원이었다.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은 이렇게 전체 기금운용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추락한 데 대해 “미·중 무역분쟁과 통화 긴축, 부실 신흥국의 신용위험 고조 등으로 작년 초부터 지속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약세가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전체 자산의 약 35% 상당을 국내외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데, 국내주식시장은 코스피 기준으로 2018년 17.28% 하락했고, 글로벌 주식시장(MSCI ACWI ex-Korea, 달러 기준)도 9.2% 떨어지는 등 장세가 좋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18년에는 다른 해외 주요 글로벌 연기금의 운용실적도 형편없었다.

작년 잠정 운용수익률을 보면, 일본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 -7.7%, 미국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CalPERS) -3.5%, 네덜란드 공적연금(ABP) -2.3% 등 마이너스 실적으로 국민연금보다 더 나빴다. 

다만 캐나다 연금투자위원회(CPPIB)는 8.4%의 수익률로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보였다. 캐나다 CPPIB는 주식보다는 대체투자자산의 비중의 높아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별 수익률 분석 결과를 보면 국내 및 해외주식은 미국의 무역협상 불확실성, 경기둔화 우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이슈 등으로 국내외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10월과 12월 시장 변화에 큰 영향을 받았다.

기금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채권의 경우 국내채권은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서 평가이익이 증가해 양호한 수익률을 냈고, 해외채권은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인한 약세 요인에도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대체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대체투자자산은 안정적인 배당, 이자수익과 양호한 평가이익, 원 달러 환율의 상승 등으로 국내 8.05%, 해외 13.6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위탁운용과 직접운용에 따른 차이도 나타났다. 안 본부장은 “국내주식을 보면 직접운용은 실적이 양호한 편인데 위탁운용 부분에서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고 말했다.

다만 안 본부장은 직접운용 비중을 늘리는 계획에 대해 “직접운용과 위탁운용간 이상적인 비율에 대한 명백한 답은 아직 못 찾았다”며 “현재 비중을 유지하면서 위탁 운용사와 커뮤니케이션을 증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록 국민연금이 지난해 사상 두 번째로 마이너스 실적을 보이긴 했지만, 중장기 성과를 기준으로 볼 때는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고 공단은 설명했다.

1988년 기금 설치 이후 2018년 12월 말까지 연평균 누적 수익률은 5.24%로, 누적 수익금만 총 294조1천억원 상당을 벌어들였다.

최근 3년 평균 수익률도 3.48%, 최근 5년 평균 수익률은 3.97%로 나쁘지 않았다.

특히 올해 들어 국내외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민연금 기금의 수익률도 나아지는 추세다. 올해 수익률은 2월말 기준으로 4%를 초과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의 누적 수익률을 본다면 3%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적극적·공격적으로 투자를 다변화할 계획이다.

먼저 기금운용위원회가 정한 향후 5년간의 목표수익률 5.3%를 달성하기 위해 자산별 배분을 추진한다. 당장 올해 말까지 국내주식 18.0%, 해외주식 20.0%, 국내채권 45.3%, 해외채권 4.0%, 대체투자 12.7%의 자산별 배분을 추진할 예정이다.

해외투자도 확대한다. 해외주식은 신흥국 시장 리서치를 통한 투자지역 다변화를 검토하고 해외채권은 고수익 회사채 등 수익성 중심의 자산군 재편을 검토할 계획이다. 

국민연금공단은 향후 도래할 기금 1천조원 시대를 대비해 투자 다변화 기조를 유지하고 적정투자 수행과 사전적 위험관리 강화 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안 본부장은 “국민연금은 장기투자자로서 해외 및 대체투자 확대 등 투자 다변화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기금운용 조직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균형 있게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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