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수민 울산 굿모닝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이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신체 노화로 척추뼈·인대 굵어져
척추관 좁아지고 신경 압박해 통증
허리 아프고 다리 저림 주요 증상
주로 고령층 발병, 걸으면 더 아파
경미한 증상엔 평지걷기·수영 도움
심각할 경우엔 신경감압술등 수술

척추관은 뇌부터 시작해 목뼈, 등뼈를 통과해 허리, 하지로 이어지는 신경통로다. 선천적으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나 드물다. 대부분이 노화로 인해 발생한다. 노화현상을 겪으면서 척추 뼈나 인대가 굵어져 척추관이 좁아지고 신경을 압박하면 발생하는 것이다. 척추관협착증은 만성적인 허리통증과 엉덩이나 항문 부위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동반한다. 허리통증보다는 주로 다리통증이 심하며, 발바닥까지 저리고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척추의 협착이 심한 경우 다리의 감각이상이나 근력저하, 하지마비나 배뇨·배변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손수민 울산 굿모닝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과 함께 척추관협착증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본다.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가 원인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척추관협착증 진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과반이 50대 이상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중년여성의 척추관협착증 발생시기는 갱년기가 나타나는 시기와 맞물린다. 갱년기 때에는 여성 호르몬이 감소해 뼈, 관절 등이 약해지기 쉽고, 척추관 인대가 두껍게 변하면서 척추관협착증 발병률을 높인다. 또 오랜 시간 가사 노동에 시달려 온 터라 척추관협착증 등의 척추 질환에 대한 잠재적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척추관협착증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로 알려져 있다.

손수민 울산 굿모닝병원장은 “척추관 협착증이란 나이가 들면서 척추의 퇴행이 오랫동안 진행되면서 척추관절이나 인대가 점점 두꺼워지고 불필요한 뼈들이 자라나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져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척추 뼈와 뼈 사이 탄력적인 추간판과 척추관을 구성하는 관절, 인대 등이 40대 이후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서 두꺼워짐으로 인해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협착증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척추관협착증은 걸을 때 다리와 엉덩이가 심하게 당기거나 저려서 오래 걷지 못하게 된다. 허리디스크와 비슷한 증상으로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리기도 한다. 앉아 있을 때 통증이 덜하다가 오래 걸으면 다리가 아프기도 한다.

손 병원장은 “주 증상으로는 허리 통증과 방사통 또는 신경인성 간헐적인 파행이 있으며 특히 다리의 파행증이 협착증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보통은 가만히 있으면 참을만한데 많이 걷거나 서 있을 때 에는 엉덩이 통증을 호소하게 되며 점점 협착증이 심해지면 다리 전체가 저리고 당기면서 감각이 둔해 지기도 한다. 신경이 심하게 눌리는 경우에는 다리 전체에 힘이 빠지고 마비가 오기도 하며 다리의 근육이 빠져 가늘어 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추간판탈출증과 혼동하는 경우 많아

척추관협착증을 추간판탈출증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두 질환 모두 허리와 다리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 두 질환은 어떻게 구분할까.

우선 추간판탈출증은 젊은층에서 급성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은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서서히 진행돼 대체로 고령자에게 주로 발생한다.

또 추간판탈출증은 허리와 다리가 함께 당기고 저리면서 통증을 느낀다. 앉거나 누우면 통증이 심해지며, 걸으면 편안함을 느낀다. 또 다리를 들어올리기 힘들고, 대부분 한쪽 다리가 당기고 아프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보다는 엉치뼈, 다리, 발목이 주로 아프고 당긴다. 걸으면 통증이 심해지고, 앉거나 누우면 덜해지는 특징이 있다. 또 추간판탈출증과 달리 다리를 많이 들어올릴 수 있으며, 양쪽 다리 모두 저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어떻게 진단할까.

손 병원장은 “가장 먼저 이학적 검사를 실시한다. 단순 방사선 검사로는 척추 뼈의 구조 노화로 인한 디스크가 좁아진 척추간의 간격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전산화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촬영(MRI)촬영으로 인대의 비대와 디스크 구조, 척추관 협착과 척추신경을 누르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척추관협착증 검사에서는 MRI 검사가 가장 정확하며,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고 했다.

◇방치하면 증상 심해져 보행 장애 초래

초기 척추관협착증은 비수술적인 치료로도 호전될 수 있다.

손 병원장은 “증상이 경미하거나 질환 초기에는 약물이나, 물리치료, 주사요법 등으로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 생활습관을 올바르게 고치고, 허리에 도움되는 적절한 운동요법을 함께 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운동으로는 스트레칭 및 평지걷기, 수영 등이 있다. 최근에는 도수치료를 병행하여 치료하는 것을 많이 권장하며 치료에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또는 고령의 환자인 경우 척추신경성형술(PEN), 척추풍선확장술 등 간단한 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더 심해졌다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손 병원장은 “보존적 치료 및 비수술적인 치료를 꾸준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심한 신경압박으로 인한 통증과 마비 증상을 보이거나 대소변의 기능 장애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은 주로 내시경을 이용한 신경감압술, 감압술 후 금속기기술 및 골이식술 등이 있으며, 수술을 해야 할 경우 전문의와 충분한 상의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그는 “척추관협착증을 방치하면 다리 저림, 발 저림 증상이 심해져 보행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갱년기를 겪는 중년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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