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개학연기로 어수선한 가운데 올해 신설되는 울산시 북구 매곡동 은월초등학교는 학교 건물이 완공되지 못해 개학을 연기하는 웃지못할 사태가 벌어졌다. 대다수 입학생들이 거주하는 에일린의뜰아파트 체육관에서 28일 개학연기 설명회가 열린데 이어 미처 인지를 못한 학부모를 위해 2일 아파트 내부방송을 하기도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생애 첫 입학을 준비하고 있던 학생과 학부모들의 실망이 여간 아니다. 아이들에게 ‘학교 건물을 다 못 지었기 때문에 입학이 연기됐다’는 설명을 해야 하는 학부모의 마음이 어떠했을까를 생각하면 그간의 울산시교육청의 대처가 한심하기 이를데 없다.

은월초등학교는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고 한참 뒤부터 신축공사가 시작됐다. 에일린의뜰은 2500여 가구에 이르는 대단지 아파트다. 은월초 입학생의 90% 이상이 이 아파트에 거주한다. 아파트의 입주는 2017년 11월에 시작됐다. 2019년 3월 개학을 고려해 학교 건축을 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기간이다. 그럼에도 단지 공사가 늦어져서 개학을 미루게 됐다는 것은 교육청의 관리감독 기능에 구멍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사실상 아파트를 드나들면서 학교가 지어지는 모양새를 지켜본 학부모들은 정상 개학이 가능할 지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지난 2월초 교육청에 정상개교가 가능한지를 물어보았다는 한 학부모는 “개교에 차질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는데, 28일 저녁에야 개학연기를 통보받았다”고 한다.

건설업체는 주52시간 근무제가 원인이라고 한다. 68시간 근무에 맞추어 공사일정을 짜놓았는데, 사실상 2개월간 공사를 못한 셈이라는 것이다. 이들의 말대로라면 이미 수개월전부터 공사지연과 개학연기가 예고돼 있었던 셈이다. 결국 교육청의 안일한 대처가 개학연기라는 사태를 가져온 것에 다름 아니다.

더 큰 문제는 11일 개학 후다. 3일 공사중인 학교를 찾은 본보 취재기자에 따르면 교실 내부와 복도에는 각종 공사 자재가 널브러져 있고 페인트칠과 대리석 타일 시멘트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페인트 냄새도 진동했다. 교실 뿐아니라 급식실과 체육관 공사도 마무리되지 않고 있었다. 개학을 하고도 공사가 계속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정상적인 수업과 급식이 가능할지도 의문이지만 공사판에서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신설학교 개학 때마다 반복되는 ‘공사판 등교’는 언제쯤 끝날지, 우리 교육계에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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