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훈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

오는 3월13일 농협·수협 및 산림조합장을 선출하는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대진표가 확정되었다. 울산에서는 총 19곳 중 2곳에서 무투표가 확정돼 17개조합에서 선거가 진행된다. 총 53명의 후보자가 등록하여 최고 5대1, 최저 2대1, 평균 3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언론에서는 연일 불법선거로 인한 혼탁 관련 보도가 오르내리고 있다. 울산에서도 조합장 출마자가 입후보예정자 시절 기부행위로 검찰에 고발돼 있어 어쩌면 일부 조합의 경우 재선거가 불가피할 지도 모르겠다.

조합장선거를 선관위에 위탁된 배경은 무엇인가? 해당 조합의 투·개표 관리능력이 부족해서일까? 과거 자체적으로 관리해 왔던 조합장선거에서는 당선되면 그만이라는 그릇된 인식이 팽배하였기에 금품제공 등 선거가 혼탁한 처벌은 미비하여 불법으로 당선된 조합장이 임기 중에 전횡을 일삼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에 대한 열망이 커졌고 특히 ‘돈 선거’를 없애 달라는 국민적 요구가 많았다. 즉 돈 선거로 당선된 사람을 끝까지 처벌하여 당선무효를 시켜 제대로 된 조합장을 뽑아 조합을 운영하도록 하자는 취지이다.

지난 2005년부터 선관위가 위탁받아 조합장선거를 관리하면서부터 금품선거가 많이 줄어들었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오히려 더 내밀한 방법으로 금품의 힘으로 조합원들의 한 표를 얻고자 하는 구태의연한 행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 부인할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보는 사람만 없으면 금품을 주고받을 수 있었던 소위 깜깜한 시대라고 한다면, 지금은 모든 것이 그대로 낱낱이 기록으로 남는 ‘투명한 시대’이다. 따라서 일시적으로 눈을 속였다 하더라도 그 흔적은 어딘가에 남아 있어 끝까지 추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번 조합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결코 금품이나 상대방 비방을 통해 당선되려고 하지 말고, 정말로 조합장이 되면 진정 조합과 조합원들에게 어떤 이익이 될것인지 고민하면서 정정당당하게 선거운동에 임하기를 바란다.

조합원들도 후보자나 가족으로부터 별 생각없이 받은 선물이나 금품이 커다란 피해가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행여나 그러한 사실이 있다면 선관위에 신고하고 자수해 불이익 처분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투표권을 가진 조합원들은 주변인이 조합장이 되면 무엇인가 나에게 득이 될것이라고 온정적으로 판단하기보다 누가 조합을 위해 고민하고 발전시킬 능력이 있는가를 꼼꼼히 비교하여 보다 나은 후보자가 당선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자격을 갖춘 후보자를 선택하는 것은 오롯이 조합원의 몫이다. 더욱 투명하고 밝은 사회가 되어가는 시기에 발맞추어 조합장에 출마하는 후보자와 조합원 모두 정책으로 승부하고 정책으로 선택되는, 앞서나가는 아름다운 울산조합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오정훈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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