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출 사회부

새학년이 시작되는 첫날인 4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개학연기 사태로 학부모들이 혼란과 불편을 겪었다. 교육부는 사립유치원 개학연기는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명백하게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 철회하라고 경고했다.

다행스럽게도 한유총이 개학연기 투쟁 하루만에 철회 방침을 밝혔지만 이런 사태가 또 다시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학부모들은 가슴 졸이고 있다.

울산에서도 사립유치원 5곳이 기습적으로 개학연기 방침을 밝혔다가 4일 오전 모두 철회했다.

학부모들은 무엇보다 아이들을 볼모로 잡는 모습에 분개하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학부모는 “무작정 사립유치원을 탓하고 싶은게 아니다”며 “사립유치원 교사 급여는 공립 유치원 교사들의 평균급여에도 못미치는데 원장 급여는 수배에 달하고, 교육비를 교육비로 쓰지 않겠다고 우기고 있는 마당에 내가 낸 교육비, 나라에서 주는 교육비를 그렇게 쓰고 아이들 먹거리나 교사 월급을 가지고 장난치는 곳이라면 사립유치원에 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학부모는 또 “학부모들이 모두 싫다고, 이건 아니라고, 옳지 않다고 이야기 해야 비리 사립유치원이 나오지 못한다”며 “우리 아이들을 지켜주기 위해서라도 학부모들의 많은 관심과 제 역할이 필요하다고”고 덧붙였다.

한유총과 정부의 갈등이 깊어진데는 일부 사립유치원의 반교육적 행태뿐만 아니라 교육부에게도 책임이 있다. 한유총은 아이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면서까지 투쟁을 벌였고, 교육부는 밀어붙이기식 강경한 조치로 일관했다. 교육부도 한유총과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적극 나서고, 한유총도 아이들을 볼모로 한 개학 연기 등의 투쟁은 자제해야 한다.

한 학부모는 “아이한테 차마 등원거부라고 말하지 못하고 공사를 한다고 유치원에 가지 못한다”고 말을 했다고 한다.

사립유치원은 엄연한 교육기관이다. 교육기관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은 교육자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어야 한다. 사립유치원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유아교육 현장과 원생들의 학습권을 지켜줄 것이라고 믿는 학부모들이 더 많다는 의미다. 김봉출 사회부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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