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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줄임말, 신조어 사용?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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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06  00: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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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맑음 광고홍보학 박사,  리서치앤랩 대표

말이란 무슨 뜻일까? 말한다는 것은 어떤 행위를 한다는 것일까? 아마도 많은 사람이 자신의 말이나 말하는 것에 대해서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자연스러운 일상생활이기 때문이다. 가장 단순하게 말은 사람의 음성으로 특정한 단어와 구문 형식을 갖춰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때 어떤 단어와 문장으로 말하느냐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중요하다. 사람들이 모여 대화할 때 이성적으로 사고한 내용이나 정서적으로 느낀 감정들을 어떤 단어나 구문을 사용해서 전하느냐에 따라 이 그 사람의 됨됨이가 드러나고 상대방의 응답이나 대화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이라고 한다. 이 인터넷을 마음껏 사용하며 자란 세대가 주류 세대로 자라나면서 주목해야 할 문제가 생기고 있다. 특히 바로 말 즉, 의사전달을 위해 이들이 쓰는 단어와 문장이 상당히 달라지고 있다. 이 세대들이 인터넷을 사용에 익숙해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말로 대화하는 것 이상으로 모바일 기기들을 통해 문자로 대화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들에게 문자는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자기 생각과 감정을 전하는 소리 없는 말이다.

게다가 익명성도 얼마든지 보장을 받을 수 있어 더욱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이들은 모바일이나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도 문자를 주고받는다. 이런 특성 때문에 간결하고 빠르게 자신의 말을 전달할 방법을 찾으려고 한다. 여기에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재미있거나 충격적인 표현을 쓰려고 한다. 이러다가 나온 단어들이 두음이나 문장 축약어, 자음 문자어를 비롯해 다양하다. 이런 다양한 줄임말 사용이 우리 주변을 온통 도배하는 중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단어 사용의 대표적인 문제점은 이 용어들이 특정한 집단에 속한 사람들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은어나 비속어로 변질하거나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 스며들지 못해 대화가 정서적인 교감이 없는 무미건조한 수단으로 전락한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ㅇㅇ’이란 문자를 보내고 아버지가 아들에게 ‘ㅋㅋ’이라고 답장을 보낸다고 생각해 보자. 물론 아버지가 자음 문자어 사용법을 배워서 그 뜻을 알고 있더라도 아버지와 아들 간의 애틋한 정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이 줄임말 사용 수명이 짧거나 집단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같은 줄임말을 사용하지만 서로 알아듣지 못하는 일종의 외계어로 전락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줄임말을 개인 차원을 넘어 방송이나 언론에서도 버젓이 쓰이고 있어 마치 사람들에게 그 사용을 선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게 한둘이 아니다. 특히 아나운서, 프로그램 진행자, 방송 출연자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갑자기 분위기 싸해짐’의 줄임말 ‘갑분싸’와 같은 단어를 사용하거나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문장을 축약한 단어를 사용해서 ‘졌잘싸’ 한국 대표팀! 이런 식의 해설이나 중계하는 경우가 흔하다.

시류에 따라 특정 부류들이 사용하는 줄임말에는 그 의미가 변하기도 하고 자칫 상스러운 욕과 유사한 발음으로 상대방을 에둘러 비하하려는 의도도 숨어있는 축약어들을 가져다 쓰는 것을 방송과 언론 관계자들은 조심해야 한다. 이런건 언어를 망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방송과 신문 같은 언론 매체들은 말과 글이 생명이다. 이들은 말과 글을 통해 듣고 읽는 사람들의 생각과 판단을 바꿀 수도 있고 큰 영향을 끼쳐 다른 행동을 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말과 글을 제대로 잘 사용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고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경우들을 찾아내 바르게 선도할 사명이 있다. 그래서 몇몇 방송국은 우리말 강좌나 바른말 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퀴즈를 빠뜨리지 않고 편성하고 있다.

세계에서 많은 언어가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언어가 없어진다는 것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국가와 민족이 없거나 설령 있다고 해도 자신들의 언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고 다른 언어를 가져다 쓴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방송과 언론 매체들은 변질된 용어의 사용을 항상 철저하게 검증하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한 개인의 말과 글에 좋은 뜻과 나눌 수 있는 정감이 사라지면 사회가 무너지고, 사회에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말과 글도 그렇다면 국가가 무너질 수 있다. 이제 방송과 언론 매체들이 사명감으로 먼저 우리 주변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줄임말 단어나 문장 표현들을 하나하나 찾아 그 뒤에 숨겨져 있는 욕설, 비방, 음담패설과 같은 나쁜 의도가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 이를 바로 잡고 그 폐단을 시청자와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행여 신문 방송 활동을 하는 유명인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신의 말과 글에 저잣거리에서 아무렇게나 쓰고 있는 축약 용어나 줄임말 표현을 가져다 쓰는 행위들은 대들보를 야금야금 잘라내는 짓과 다름이 없음을 분명히 인식하고 그 폐단을 지적해야 한다. 그러므로 방송과 언론인들은 세종대왕이 만드신 우리 한글이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언어라고 자랑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말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좋은 표현들을 찾아내 많은 사람이 쓸 수 있도록 앞장을 서야 할 것이다.

경상일보, KSIL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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