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정규리그 1위…4년만에 패권 탈환
이대성 “감독님, 선수들 더 믿으셔야…” 통합우승 자신
부상으로 11경기 결장한 양동근 “동료들에 고맙고 미안”
4년만에 친정 복귀 라건아 “나 없을

▲ 지난 9일 오후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 대 부산 KT의 경기. 승리 후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독님이 60~70%라고 하셨다고요? 이해가 안 되네요. 감독님은 선수들을 더 믿으셔야 합니다.”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가드 이대성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말했다.

지난 9일 부산 kt와 경기에서 90대79로 이긴 현대모비스는 2014-2015시즌 이후 4년 만에 정규리그 패권을 탈환했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챔피언결정전까지 석권, 통합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 “60~70%”라고 답했다.

그러나 유 감독에 이어 인터뷰실에 들어온 이대성과 양동근, 라건아는 입을 모아 “100%”라고 장담하며 “감독님이 왜 그렇게 답하셨을까”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특히 이대성은 “감독님은 우리 선수들을 더 믿으셔야 한다”며 “믿음이 부족하시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대성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도 “전승을 하겠다”라거나 1패를 당하고 나서는 “다음 목표는 남은 경기 전승”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이날 정규리그 1위 확정 후 기자회견에서 역시 “50승을 하고 싶었는데 부상자도 많이 나오면서 시즌 팀 최다승 기록(44승)도 깨지 못하게 돼 아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현대모비스에서 통산 6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맛본 양동근은 “우승하니까 좋다”며 “하지만 오늘까지만 좋아하고, 다시 마음을 가라앉힌 뒤에 플레이오프까지 우승하도록 준비하겠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시즌 부상 때문에 팀의 50경기 가운데 39경기에만 뛴 그는 “제가 빠진 사이에 선수들이 잘 해줘서 미안하고 고맙다”며 “지금 부상 중인 (이)종현이도 힘을 줘서 우리가 오늘 우승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양동근은 옆에 앉은 이대성이 “4년 전에 정규리그 1위 할 때는 버스 안에서 소식을 들으면서 확정이 됐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세리머니를 하지 못했다. 그때는 그래서 덤덤한가 싶었는데 오늘도 역시 덤덤하더라”고 말하자 “이게 정규리그 우승을 많이 해 본 팀 선수들의 여유”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2014-2015시즌 현대모비스의 통합 우승을 이끈 뒤 서울 삼성으로 이적했다가 이번 시즌 돌아온 라건아는 “기분이 좋다”며 “최종 목표인 챔피언결정전을 준비하겠다”고 무뚝뚝하게 말했다.

라건아는 “제가 삼성에 있을 때도 현대모비스는 4강, 6강 등 플레이오프에 꾸준히 올랐던 강팀”이라며 “제가 돌아오면서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고, 저 자신과 동료 선수들을 믿기 때문에 통합 우승 가능성은 100%”라고 장담했다.

한편 유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정규리그 우승만 6번째였고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지금까지 5번이나 정상에 오른 지도자다.

2004-2005시즌 현대모비스 지휘봉을 처음 잡고 이후 15년 사이에 정규리그 6번을 제패, 평균 2년 반에 한 번꼴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던 유 감독으로서는 이번 4년 만에 정규리그 패권 탈환이 ‘오랜만’으로 여겨지는 것이 당연하다.

유 감독 다음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많이 한 사령탑은 신선우, 전창진 전 감독의 3회다.

선수로 챔피언결정전 최다 우승 기록은 현대모비스 양동근과 추승균 전 전주 KCC 감독이 함께 보유한 5회다.

그런데 올해 일단 양동근이 사상 최초의 6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한발 다가섰다.

양동근 다음으로 많은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력을 가진 현역 선수도 역시 현대모비스 소속인 함지훈으로, 지금까지 네 차례 우승을 맛봐 이번에 통합 우승을 일궈내면 추 전 감독과 함께 5회 우승으로 통산 2위 자리에서 어깨를 나란히 한다.

라건아는 현대모비스에서 뛰던 2012-2013시즌부터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외국인 선수의 역대 챔피언결정전 최다 우승 기록이 바로 라건아의 3회다.

라건아가 통산 네 번째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오르면 외국인 선수로는 단연 최다 우승 1위 기록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국내 선수까지 통틀어서도 박종천 kt 코치와 함께 4회로 공동 4위가 된다.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지만 유재학 감독이 헹가래도 받지 않았을 정도로 덤덤한 팀 분위기는 많은 우승에서 묻어나는 현대모비스의 여유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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