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승화된 독립정신…이틀연속 ‘만석’ 열광

박상진 업적 쉽게 녹여내고

음악으로 희망찬 공연 표현

가족단위 관객 많이 찾아

▲ 울산 출신의 독립운동가 고헌 박상진 의사의 삶과 당시 울산의 치열했던 독립운동사를 조명한 창작뮤지컬 ‘마지막 여정-고헌 박상진’이 8~9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공연됐다.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않는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세!”

울산 출신의 독립운동가 고헌 박상진 의사의 삶과 업적이 시민들의 땀과 열정으로 표현돼 ‘마지막 여정­고헌 박상진’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8~9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올랐다.

공연은 당시 울산의 치열했던 독립운동사와 박 의사의 활약을 잘 조명했으며, 지역이 낳은 역사 인물을 예술로 승화 해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취지를 살렸다.

100인의 시민뮤지컬단과 함께 한 이번 공연은 이틀 연속 1500여 석의 객석이 가득 찼고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을 서서 지켜보는 등 공연 관람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

특히 자녀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가족 단위의 관객이 많았다.

일본의 지배를 받는 암울한 시대 상황이었지만, 픽션을 넣을 수 있는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끌어왔고, 음악적 보강을 통해 전반적으로 희망찬 공연이 완성됐다.

또 판사등용시험에 합격한 박 의사가 부임을 거절한 일과 곡물무역상 상덕태상회 설립배경, 세금마차 탈취 사건, 오적을 처단하는 모습 등 그의 업적을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게 작품 속에 녹여냈다.

아울러 공연의 미학적 완성도를 높여 박상진 의사의 생각과 고통, 꿈이 자연스럽게 표현됐다. 한번에 수십명의 배우들이 무대에 오르는 만큼 무대장치는 간결했다. 무대는 기찻길 등 디테일한 조명과 어우러져 상징성을 띠고 추상적으로 표현돼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박 의사의 고향 장면에서는 박상진호수공원이 배경으로 펼쳐져 지역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수십명의 배우들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낸 하모니는 웅장한 감동을 안겼고, 이광용·서지유 등 주연 배우들의 가창력도 돋보였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을 빛나게 했던 힘은 시민 배우들이었다. 비록 연기력과 가창력은 전문 배우를 따라가지 못하지만, 무대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관객들의 감동을 끌어냈다.

다만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 사건, 박상진 의사의 오적 처단과 체포 장면 등 액션 장면의 섬세함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용하 감독은 “수십명의 초보 연기자들을 이끌다 보니 힘든 점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순수한 열정과 노력이 큰 힘이 됐다. 문화예술도 이제 시민 참여의 시대이다. 이런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창작 뮤지컬 ‘마지막 여정­고헌 박상진’은 15~16일 북구문화예술회관, 22일 울주문화예술회관에서도 공연된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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