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된 미세먼지…마음껏 숨쉬는 자유 빼앗긴 봄

▲ 울산시 북구 화봉동 화원에는 미세먼지를 줄이는 공기청정 식물이 가득 채워져 있다. 이를 집 안에 들이려는 시민들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공기정화식물 먼지 흡수·제거 효과
수경재배보다 토양재배 식물이 좋아
3.3㎡ 공간에 화분 1개씩은 놓아둬야
테이블야자·개운죽·피토니아·제라늄
초보자도 키우기 쉬워 도전해볼만

이번 주 초 봄비가 흠뻑 내린 뒤 미세먼지가 좀 줄었다. 하지만 언제 또 기승을 부릴 지 모른다. ‘나쁨’인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서 창문을 닫고 있어야만 한다. 환기도 어려워 밀폐된 공간에 있어야 한다. 이럴 때를 대비해 미세먼지를 먹고, 손쉽게 관리할 수 있는 식물을 기르는 건 어떨까. ‘플랜테리어’를 통해 집 안 공기를 일년 내내 관리해 보자.

◇미세먼지 잎으로 흡수, 뿌리에서 제거

실내에 식물을 두면 공기 정화 및 실내 습도를 유지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공간에 활력을 불어 넣는 역할을 한다. 녹색 식물은 눈으로 보기만 해도 산뜻한 느낌이 들고 스트레스를 완화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무엇보다 먼지 먹는 식물은 유해 성분을 잎을 통해 흡수하고 뿌리에서 제거를 한다. 미세먼지가 잎으로 흡수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잎 표면의 끈적끈적한 왁스층이나 잎 뒷면 털에 달라붙는 경우다. 두 번째는 잎 뒷면의 기공(공기구멍) 속으로 흡수되는 것이다. 식물의 공기구멍 크기는 20㎛(마이크로미터) 정도이기 때문에 10㎛의 미세먼지나 2.5㎛ 이하의 초미세먼지는 공기구멍으로 흡수돼 없어진다. 미세먼지가 식물을 통해 흡수되면 식물의 대사 작용에 의해 미세먼지가 뿌리로 이동한다. 그 다음엔 뿌리 근처 미생물의 먹이가 돼 분해되는 것이다. 마지막은 식물에서 발생하는 음이온에 양이온을 띤 미세먼지가 붙는 것인데, 입자가 점점 커지고 무거워지면서 땅으로 가라앉아 결과적으로는 미세먼지가 줄어즌다.

▲ 수염 틸란드시아

◇3.3㎡에 한 개 정도 놓아야 효과 커

지난 2015년 농촌진흥청이 방에 미세먼지를 투입한 뒤 식물으로 놔두고 4시간 뒤 다시 미세먼지를 측정한 실험을 진행했다. 산호수를 들여 놓은 방은 미세먼지가 70% 줄었고, 벵갈고무나무가 있던 방은 67% 줄었다. 2016년에는 관엽식물 10종과 공기 중에 매달아 놓는 틸란드시아 3종에 대해 미세먼지 제거 효과를 실험했는데 단위면적 당 미세먼지 제거 효율은 아이비가 가장 우수했다. 다양한 틸란드시아 중에서도 수염 틸란드시아가 미세먼지 제거율이 가장 높았다. 2017년 실험에서는 아레카야자, 멕시코소철의 미세먼지 제거율이 높게 나왔다.

▲ 피토니아

미세먼지 제거를 목적으로 식물을 키울 때는 수시로 잎을 닦아주어야 한다. 미세먼지는 흙에 있는 미생물의 먹이가 돼 사라지므로 수경재배 식물보다는 토양재배 식물을 키워야 효과가 높다. 화분에 모래나 자갈을 덮으면 미세먼지 제거율이 떨어진다.

다만, 미세먼지 제거 효과를 얻으려면 평균적으로 3.3㎡에 1개의 화분을 놓아야 한다. 실험에 따르면 19.8㎡ 거실에 작은 식물은 10.8개, 중간 식물은 7.2개, 큰 식물은 3.6개를 놓을 경우 공기정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초보자도 쉽게 기를 수 있는 실내식물

‘테이블 야자’의 다른 이름은 ‘천연 공기청정기’다. 작은 화분에 심어두면 25㎝ 내외까지 자란다. 아담해서 집에 두고 기르기에도 적합하다. 탁자 위에서 키울 수 있다고 해서 테이블 야자라는 이름이 붙었다. 모종 화분을 흔들었을 때 줄기의 흔들림이 크지 않은 것을 사야 한다. 직사광선을 받으면 잎이 말라버리므로 주의한다. 토양 표면이 말랐을 때 충분한 양의 물을 주면 된다. 보통 일주일에 한 번이 적당하다. 잎에는 수시로 물을 뿌려 준다. ‘개운죽’도 키우기 쉬운 식물이다. 햇볕이 들지 않는 곳에서도 잘 자란다. 수경재배도 가능하다. 최대 90㎝까지 크는데, 너무 많이 자랐다면 줄기를 잘라서 다른 물에 그대로 담그면 된다.

▲ 아이비

‘피토니아’는 잎에 자주 물을 뿌려줘야 한다. 하루라도 물을 뿌리지 않으면 바로 반응을 보이는데 잎이 얇아지고 축 처진다. 그래도 물을 뿌려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 바로 되살아난다. 빨강·분홍·흰색 등 다양한 색의 잎을 가져서 취향따라 고를 수 있다. ‘제라늄’은 꽃봉오리가 많이 달린 것을 골라서 구입한다.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햇빛을 많이 받는 곳에서 키운다. 흙 표면이 말랐을 때만 물을 주면 된다.

그밖에 일산화탄소 제거에 좋은 스킨답서스, 암모니아 및 악취에 효과가 있는 관음죽, 알록달록한 안스리움이나 산호수, 아세톤 등 자극성이 있는 기체를 제거하는 스파티필름도 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자료제공 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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