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시대미술이 궁금하다면, 지금바로 서울행 열차를!

▲ 개념미술의 선구자 뒤샹의 ‘샘’

현대미술의 관례를 깨고
개념미술로 충격을 준 뒤샹
서울시 개발정책 비판하는
박원순 개인전은
예술가의 사회성짙은 메시지
예술이 던지는 질문에 답하며
동시대 미술의 경계 확인해보길

예술이 무엇인가. 예술 작품은 작가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을 담아내며 탄생하고 작품 속에는 그 작가가 살고 있는 시대의 고민들이 녹아있다. 그래서 예술의 중심축은 당연히 인간이다. 예술가, 즉 작가는 사물에 대한 특별한 시각을 가지고 사는 존재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예술적 형상화의 수단을 가지고 사색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는 이 예술을 소비하는 사람이 있다.

예술이란 시간이 만들어낸 역사가 아니고 인간의 소통 도구인 것이다. 예술은 인간 사회에서 무언가를 성취하거나 누군가와 만나는 계기일 수 있다. 예술을 통해 비판을 행할 수도 있고 정치 체제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오늘날의 예술은 더 이상 장르나 유파, 표현 기법만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인간 삶의 다양한 영역과 만나고 늘 진행형으로 존재한다.

현대 미술의 시작은 언제부터일까. 마티스를 필두로 한 야수파 미술운동(1905년)과 피카소를 필두로 시작된 입체파(큐비즘) 미술운동(1907년)을 현대미술의 시발점이라고 한다. 야수파와 큐비즘이 전통 회화의 형식과 규범을 파괴하면서 창작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뒤샹은 ‘레디메이드(Ready Made)’의 오브제를 통해 예술가 개인의 실제적인 창작 활동보다 예술가의 관점과 해석 자체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현대 미술을 창시하고 선구한 전설적 아티스트, 화이트 큐브 속에서 탈출해 예술 소비자들 앞에 친절히 모습을 드러내준 피카소와 뒤샹.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지난해 말 시작된 동시대 미술 두 거장의 대규모 전시가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특히 현대 미술의 관례를 깨고 충격을 준 개념미술의 선구자이자 혁명가 뒤샹이 ‘손으로 만드는 예술’의 정의를 깨고 아이디어만으로도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던 그 증거들을 아직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우리 시대 최고의 전시라 일컬어지며 ‘국립현대미술관’이 드디어 이름값을 하게 되었다는 바로 그 전시 현장에 서면, 인간이란 모름지기 부단히 새로운 것을 떠올리는 존재라는 사실에 절대 공감할 것이다.

아울러 환경과 생태 문제의 중요성이 미술에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는 차제에, 서울시가 추진하는 재개발 사업 등을 비판하는 전시가 ‘박원순 개인전’이라는 이름으로 열린다. 전시의 콘셉트는 서울시 개발 정책에 문제의식을 느낀 예술가들이 스스로를 ‘박원순 작가의 어시스턴트’로 규정하고, 시장을 미술작가로 데뷔시킨다는 것이다.

▲ 오나경 서양화가 융합인재교육 컨설턴터

어시스턴트를 자처하는 작가들은 각각 영상, 사진, 공예, 설치 등 시각예술 작품을 통해 박 시장을 60대 중견작가로 가정하고 박 시장 임기동안 진행한 도시재생 사업과 재개발 사업의 문제들을 토대로 한국 사회와 서울의 현주소를 조명한다. 재개발 정책 추진 과정에서 보여준 의사결정 방식 등에 실망을 느낀 예술가들이 예술 작품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의지로 시작된 것이다.

근대와 동시대의 예술은 어떠한 차이를 가지고 있고, 어떻게 지금의 예술을 이해하고 성찰에 도달할 수 있는지, 이러한 예술이 우리의 삶에 어떠한 의미가 있을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 예술의 눈을 통해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가 귀하게 펼쳐져 있다. 그간 동시대미술의 난해함과 불투명한 경계를 확인하고 싶었던 이들에게, 3월을 놓치지 말라고 권한다. 오나경 서양화가 융합인재교육 컨설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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