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상품된 韓대중음악 주제
아이돌문화등 대중가요 분석

▲ 지난 11일 CK아트홀에서 열린 경상일보 제9기 비즈니스컬처스쿨(BCS) 제2강에서 김작가 음악평론가가 ‘K-POP로드, 한국아이돌은 어떻게 내수상품에서 수출상품이 됐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경상일보 제9기 비즈니스컬처스쿨(BCS) 두 번째 강연은 한국 대중가요사를 돌이켜 보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지난 11일 CK아트홀에서 열린 제2강에서는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가 ‘K-팝 로드: 한국 대중음악은 어떻게 내수상품에서 수출상품이 되었나’를 주제로 약 100분간 강연을 진행했다.

김작가는 “1996년 현대식 아이돌 원조인 H.O.T.가 등장했다. H.O.T. 이후 22년간 한국 아이돌사는 기획과 제작 방식에 지속적인 변화를 거듭했다. ‘K­팝 로드’라는 가상의 길을 걸으며 한국 아이돌문화에 대해 알아보자”면서 본격적인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초창기 아이돌은 철저히 비즈니스적인 논리에 의해 시장의 요구와 트렌드를 파악해 기획됐다. 무명의 소년소녀 상태로 생산 컨베이어 벨트에 투입됐고, 이 벨트의 끝자락에서 아이돌이라는 제품으로 완성됐다”고 말했다.

이렇게 아이돌이 내수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MP3가 등장했고, 음악 산업의 먹거리가 급격히 사라졌다. 기획사들은 아이돌을 팔 수 있는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일본과 중국이었다.

김작가는 “보아의 일본 진출을 시작으로 SS501, 카라, 소녀시대까지 한류 열풍을 일으켰고, 한국 음악이 일본에서 큰 지분을 갖게 됐다. 한국 아이돌 제조능력이 선진국에 수출할 만큼의 수준에 오른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 아이돌이 K­팝이라 불리며 아시아를 넘어 중남미와 유럽에서도 지지기반을 획득했다. 특히 2011년 SM타운의 파리콘서트는 아이돌을 ‘10대 위주의 서브 컬쳐’가 아닌 ‘문화 수출 상품’으로 받아들이는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싸이의 ‘강남 스타일’ 신드롬이 촉발됐고, 2018년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앨범 차트 정복이 이뤄졌다. 더이상 한국이 세계음악 시장의 주변부가 아닌 주요 생산기지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작가는 “방탄소년단이 기획사의 배경없이 독자적인 힘을 가지고 빌보드를 제패할 수 있었던 힘은 아이돌 보다 아티스트를 우대하는 서구 음악 시장의 경향 때문이었다. 그들은 최근 곡 ‘IDOL’에서 탈춤을 응용한 안무를 선보이며 한국적인 색을 강화했고, 영어가 아닌 한국어로 노래한다. 아티스트적 속성을 보다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SM의 시스템, 방탄소년단의 자아라는 양 날개로 K­팝은 오늘도 날고 있다”고 말했다.

김작가는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학을 공부했다. 2002년부터 음악평론가로 활동해온 그는 조선일보, 한겨레를 비롯한 주요 일간지에 음악 칼럼을 기고해 왔으며 KBS, YTN 등에 음악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출연하고 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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