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종수 개인택시기사(울산)

고령운전자와 비정규직노동자는 대체로 사회적 약자들이라 할 수 있다. 먼저 고령운전자는 운전인지능력이 좀 떨어진다고 볼 수 있지만 운전경험으로 볼 때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다. 요즘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에 대해 사회적인 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왜 고령이라는 이유로 교통사고의 주역인 것처럼 취급돼야 하는지 그것이 불만이기도 하다. 교통사고율의 90%는 초보운전이나 젊은 중장년층에서 발생하고 고령자(60세 이상)는 10%정도 상회한다고 한다. 어쩌다 60세 이상이 교통사고를 내면 굳이 고령운전자가 사고를 냈다고 강조하니 멀쩡한 육신을 가진 사람으로서 억울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면 고령운전자의 나이를 몇 살로 봐야 적당할까. 매스컴에서는 60세 이상을 고령 또는 노인이라 부르고 있다. 옛날 식생활이 변변치 않을 때 영양부족으로 60고개를 넘기기 어려워 환갑이면 아예 노인(고령)취급을 하던 때를 생각해서인지 아직도 60대를 노인으로 취급한다. 하지만 서서히 노인기준을 달리하는 경향으로 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노인의 적정연령을 70세 이상으로 보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했다. 일본 노년학회도 고령자의 정의를 75세 이상으로 올리는 대신 65세에서 74세까지를 준고령자라 부르자고 제안하고 있다. 최근 대법원에서 육체노동가동연한을 65세로 봐야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육체뿐 아니리 정신력도 문제가 없을 정도의 활동성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국가적으로도 생산가능 인구감소에 따라 노동시장 실제 은퇴연령을 남자는 72.9세, 여성은 70,6세로 높아지는 추세다. 우스갯소리로 50대는 오빠, 60대는 아저씨,70대는 어르신, 80대는 할아버지나 노인이라 부르면 된다는 말이 있다. 인생의 연륜만큼이나 경험과 지혜가 풍부하고 노하우를 가진 원숙한 사람을 용도폐기 해야 할 대상으로 몰아가고 있는 사회적인 인식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음은 비정규직노동자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자.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시장경제원리는 기회균등에 따른 평등이 아닌 공평의 원칙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라 하겠다. 그래서 조건과 능력이 된다면 정규직이 될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비정규직이 되는 것이 자연스런 현상이 아니겠는가. 작금의 노동현장에서 비정규직근로자가 안전사고로 희생당하는 것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그런데 매스컴에서 굳이 비정규직이라서 목숨을 잃었다는 식으로 보도되는 것은 아주 잘못된 편견이라 하겠다. 사고현장에 정규직이 작업을 했다면 사고가 나지 않았다는 보장도 없다. 산업현장에는 정규직이든 규직이든 거의 똑같은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작업현장의 조건과 환경에 따라 위험성이 상존하고 그 위험인지도를 살려 안전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데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요즘은 작업현장에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작업거부를 할수 있는 법적 보호장치도 있다. 산업현장에서 일단 사고가 나면 본인은 물론이고 관계자들의 책임도 뒤따르는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문제는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더 책임을 물어야 하고 동정심을 유발시켜 사회적인 갈등을 조장하기도 한다. 그래서 비정규직이 죽으면 영웅시 되고 국가책임으로까지 몰아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는 능력만큼 얻을 수 있는 것이 공평의 예술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포퓰리즘 정치로 인해 사회적 갈등을 부추겨 능력과 무관하게 누구나 정규직만을 요구하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다시 말해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모두가 서울대학교에 왜 안보내주느냐고 떠드는 형국이다. 이것이 바로 평등의 이데올로기적인 발상이다. 따지고 보면 비정규직은 처음부터 기업에서 만든 것이 아니고 정규직이 자기 밥그릇 싸움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양산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정규직의 양보없는 투쟁은 노사갈등으로 이어지고 결국 사측에서 외국의 사례를 보고 비정규직(또는 하청)을 만든 것이 그 역사다. 아무튼 정권이 바뀌고 정치적인 포퓰리즘으로 더욱 힘을 얻은 비정규직 문제는 누구도 감당하기 힘든 국가경제의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변종수 개인택시기사(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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