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전기료 10% 인상 검토에
지역 철강·정유업계 초긴장
LNG 발전소·ESS 구축 추진

 

정부가 심야시간 산업용 전기료 인상을 검토하면서 에너지다소비 업체가 밀집한 산업수도 울산의 주력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24시간 가동하는 정유·화학·철강·비철금속업체들은 정부의 전기료 인상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14일 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산업용 전기 요금 개편안 초안을 마련해 업계의 의견을 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편안 초안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5~10% 인상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심야시간 산업용 전기료를 10% 올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심야시간 요금이 원가 대비 낮고, 한전의 경영악화 부담이 작용한 데 따른 것이다.

심야시간대에 적용하는 경부하 요금이 인상되면, 24시간 공장을 가동하는 철강·정유화학 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2015년 기준 국내 전력소비량 1위인 현대제철은 전체공정에서 전기로 공장이 절반을 차지해 전기요금 인상이 큰 타격이 예상된다. 철강 통상환경이 악화돼 철강 사업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은 바로 원가부담으로 작용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계 1위 비철금속 업체인 고려아연 역시 공장 특성상 24시간 산업용 전기를 사용해야 하다 보니 연간 전기료만 2300억원, LS니꼬동제련은 연간 전기료가 800억원대에 달해 전기요금 인상은 곧 기업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처럼 전기요금 인상이 예고되자 고려아연은 울산 온산에 LNG발전소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S니꼬동제련은 또 온산사업장에 배터리 36㎿h, PCS 6㎿ 규모의 ESS(에너지저장장치) 스테이션을 지난해 8월부터 구축해 향후 15년 이상 운영할 예정이다.

울산지역 21개 석유화학 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한주도 연간 전기료로 3300억원을 쓰고 있어 전기요금 인상이 경영부담이 커지게 된다.

지난해 울산지역 산업용 전기 사용량은 총 3만3000GW로, 전기료만 3조3000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전체 산업용 전기 사용량의 10분의 1을 차지해 광역시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정부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시 기업별로 적게는 수억원에서 수백억 원의 전기료 추가 부담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산업 생산과 수출부진으로 힘든 지역 기업체들의 한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주 관계자는 “전기료 인상은 안 그래도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힘든 업체들의 원가부담으로 이어져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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