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슨 총리 "역겹다"… 야당 "참극을 증오와 분열에 이용"

▲ 프레이저 애닝 호주 연방 상원의원

뉴질랜드 테러의 진짜 원인은 무슬림 이민 때문이라는 호주 무소속 연방 상원의원의 주장이 정치권에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일간지 시드니모닝헤럴드가 16일 보도했다.'

프레이저 애닝 상원의원은 전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누가 무슬림 이민과 폭력 사이에 연관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보도자료를 통해 "뉴질랜드 참극의 진짜 원인은 애초에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을 수용한 이민 프로그램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는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극우 테러리스트에 의해 자행된 뉴질랜드 학살이 이민 때문이라는 애닝 의원의 발언은 역겹다"면서 "그런 견해는 의회는 말할 것도 없고 호주 사회에 발붙일 곳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페니 웡 상원의원은 "(애닝의 견해는) 호주를 위한 것도 아니고 호주를 대변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참극을 이용해 증오와 분열을 조장하려는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가 전했다.

말콤 턴불 전 연방 총리도 트위터를 통해 "빌 쇼턴 야당 대표와 다른 의원들과 함께 작년 8월 프레이저 애닝의 의회 첫 연설을 비난한 적이 있다"면서 "증오를 부추기는 극단적인 견해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애닝 의원은 술집 주인 출신으로 2016년 연방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폴린 핸슨의 원네이션당(One Nation Party) 퀸즐랜드주(洲) 상원 3번 후보로 출마해 19표만을 얻어 낙선했던 인물이다.

당시 총선에서 원네이션당은 폴린 핸슨의 인기에 힘입어 25만표를 획득, 1, 2번 후보인 핸슨과 말콤 로버츠가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그 뒤 말콤 로버츠가 이중국적자로 밝혀져 의원직을 상실하고 2017년 다음 순위 후보인 프레이저 애닝이 상원의원직을 승계했다.

19표의 지지만으로 의원이 된 행운의 정치인을 두고 호주 선거 시스템에 결함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애닝은 자신을 상원의원으로 만들어 준 원네이션당을 탈당하고 이민 반대를 주장하며 독자적인 극우 정치인 행보를 해오고 있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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