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소영 학성동물매개치료센터장

오늘날 우리 사회는 외래문화의 무분별한 도입과 고도의 산업화 과정에서 배금주의와 황금만능주의 팽배로 생명 경시풍조가 심화되었고, 질서 의식의 붕괴로 도덕적 권위가 상실되었으며 충동적 소비문화가 범람하는 등 사회적 병리현상이 만연돼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인해 버려지는 유기동물의 확산이 생명에 대한 가치상실을 보여주는 사회적 문제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생명을 경시하는 사회와 어른들을 통해 미래를 살아야 할 아이들에게도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확산되고 책임의식이 결여되어 있으며, 청소년들의 비행과 자살 등으로 나타나는 생명의 존귀함에 대한 가치상실은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문제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이 바로 ‘교육’이다. 아이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고 올바른 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동물교감교육’ 또한 대안교육의 한 분야로 이들에게 치유와 공동체적 관계회복, 배우는 즐거움과 자기계발, 꿈을 찾아주고자 하는 것이다. 대안교실의 학생들을 교육함에 있어 간과해서는 안 될 키워드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공감’이다. 학교시스템이 맞지 않거나 학교 안에 설 곳이 좁아지는 학생들을 품고 보듬으며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거나 때로는 읽어줄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굳이 그 대상이 사람일 필요는 없다. 동물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동물이라는 것은 사람과 교감을 원활하게 나눌 수 있는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라 일컫는 좁은 의미의 동물을 말한다. 많은 선진국에서 교육에 동물들이 참여하는 것은 거의 보편화돼 있다. 미국 및 전세계의 유치원 또는 초등학교 교실에서는 살아있는 동물(물고기, 게르빌루스쥐, 또는 파충류) 또는 동물 이미지가 수업 및 활동에 통합되어 나타난다.

실제로, 동물을 포함하지 않는 교육자료를 찾는 것이 더 어려울 것이며, 교육자들은 많은 창의적이고 유연한 방법으로 교실 교육 과정에 살아 있는 동물들을 포함시킨다. 한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아이들이 부정적이거나 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아이들보다 공감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성 계발에서 중요한 요소는 공감, 즉 다른 사람의 지각된 감정적 경험이다.

동물의 필요를 인식할 수 있는 능력과 같은 동물에 대한 공감은 사람들과 공감하기 위한 전이효과가 있으며, 사회 지능의 발전을 위한 기초가 된다. 공감능력이 높을수록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정도가 높으며, 공감능력이 높은 아이들은 친사회적 행동을 빈번하게 하며, 학교생활에도 잘 적응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들의 공감능력과 친사회적 행동을 증진시킬 수 있는 학교 차원의 교육과정이나 상담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이를 지속적으로 시행한다면 아이들의 학교생활 적응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동물교감교육은 전문적으로 교육을 받은 치료도우미동물과의 교감으로 부정적 자아가치관과 부적응행동에 대한 통찰을 통해 올바른 감정을 갖고 갈등을 해결하도록 돕는다. 또한 동물과의 교감을 토대로 자아탐색을 통해 자아존중과 생명사랑 등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게 되고, 이는 다시 사회질서와 규칙을 준수하는 태도로 이어져 학교생활의 적응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준다. 더욱이 반려동물 산업이 점차적으로 커지고 있는 사회에서 동물교감교육기관은 대안교실의 학생들에게 동물교감 및 체험학습을 통합적으로 실시하여 인성과 감성교육뿐만 아니라 동물 관련 직업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진로탐색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2017년 4월 미국 지역방송 WKYT에 ‘Therapy dogs in school help students’ 제목으로 소개된 기사에 따르면, 미국 켄터키주의 한 학교의 교장은 대안학교 학생들과 치료도우미견 사이의 유대감이 삶을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이는 편견과 대가없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치료도우미견에게서 공감과 사랑을 느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사람의 말과 행동보다 동물의 눈빛과 몸짓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며 함께하는 교육적 사회를 상상해 본다. 성소영 학성동물매개치료센터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