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고급식당·명품숍 방화·약탈
내무장관 “폭력시위꾼 1500명 참여”
경찰에 폭력사태 엄정대처토록 지시

▲ 16일(현지시간) 노란 조끼 시위가 열린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있는 유명 명품매장에서 물건을 약탈한 뒤 달아나고 있다. EPA=연합뉴스

프랑스에서 다섯 달째 매주 토요일 이어지고 있는 ‘노란 조끼’ 연속집회에서 상점과 은행, 음식점이 잇따라 약탈과 방화를 당하는 등 또다시 폭력사태로 얼룩졌다.

프랑스 정부는 그동안 규모와 강도가 약해지던 노란 조끼 연속집회가 갑자기 다시 거세지자 잔뜩 긴장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내무부 등에 따르면 이날 파리 최대 번화가인 샹젤리제 거리에서 열린 ‘노란 조끼’ 제18차 집회에서는 유명 레스토랑과 패션 브랜드매장 등이 복면을 쓴 일부 폭력 시위대의 습격을 받아 파손되고 불탔다.

유명 정치인과 영화배우 등 명사들이 드나들기로 유명한 샹젤리제 거리의 고급 식당 ‘르 푸케’는 복면을 쓴 시위대에 약탈당하고 이들의 방화로 일부가 불탔다.

AFP 통신은 “지난 한 세기 동안 부자들과 명사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골 식당이었던 르 푸케가 불길에 휩싸였다”며 “또 명품 핸드백 상점과 은행, 또 다른 식당과 몇몇 신문가판대도 불에 탔다”고 전했다.

개선문 앞과 샹젤리제 거리 곳곳에서는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쌓고 경찰에 돌을 집어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 섬광탄, 물대포를 쏘며 강제 해산에 나섰다.

AFP는 이날 시위 현장의 모습이 작년 12월에 있었던 최악의 노란조끼 시위를 연상케 한다고 보도했다.

샹젤리제 거리의 시위대에서는 “마크롱, 우리가 너를 집에 돌려보내겠다”는 구호도 울려 퍼졌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파리 중심가에는 오후 1시 기준 7000~8000명의 ‘노란 조끼’ 시위대가 집결했고, 이 중 1500여명은 극우 또는 극좌 성향의 시위대로 추정된다. 프랑스 정부는 폭력사태를 벌인 이들을 맹비난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트위터에서 “다른 프랑스 시민 대다수와 마찬가지로 오늘 크나큰 분노를 느낀다”면서 “오늘 일은 시위대가 아닌 약탈자와 범죄자들의 행동이었다. 어떤 대의로도 이런 폭력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내무장관도 “평화적인 시위대에 끼어든 전문 시위꾼들의 소행”이라면서 “용인할 수 없는 행위들에는 매우 엄정하게 대처하라고 경찰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카스타네르 장관은 그저 때려부수기 위해 시위에 나온 사람들이 있다며 이런 ‘과잉폭력적’(ultra-violent) 시위꾼 약 1500명이 시위대에 숨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작년 11월부터 매주 토요일 거리에서 정부에 서민경제 개선과 직접 민주주의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는 ‘노란 조끼’ 연속집회는 이날로 18차 집회를 맞아 규모와 강도가 갑자기 커졌다.

지난주 17차 노란 조끼 집회에는 전국에서 2만8000명이 모였으며 아직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날 더 많은 시위대가 전국에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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