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황유로 전환시 정유사 지각변동 예고
SK이노 탈황시설 신설등
국내 정유4사 판도 ‘촉각’
시장점유율 변화 전망도

SK이노베이션, S-OIL 등 국내 정유업계가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 배출규제 시행을 계기로 국내 4대 정유사의 시장점유율 판도가 바뀔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 1월부터 전 세계 모든 선박이 사용하는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 기준이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대폭 강화하는 규제가 시행되는데, 이에 따라 새롭게 창출되는 수요에 따라 정유사 시장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해운사들은 거액을 들여 기존 선박에 배기가스 정화장치(스크러버)를 설치하거나, 액화천연가스(LNG) 연료선으로 변경해야 한다. 선박유를 저유황유로 바꾸는 방식으로 IMO 규제에 따를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스크러버 설치나 LNG 연료선 변경 방식은 해운사에 큰 재정적 부담을 주기 때문에 일단 상당수가 저유황유 선박유를 사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처럼 IMO 환경규제로 새롭게 창출된 저유황유 선박유라는 수요가 국내 정유사 시장 판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에너지 분야 정보분석업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글로벌 플라츠’는 “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S-OIL이라는 4대 정유사가 현재는 특정 회사의 독주 없이 한국 시장을 균형 있게 점유하고 있지만, IMO 환경규제로 이 균형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2017년 기준 국내 경유 시장 점유율은 SK이노베이션이 32%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GS칼텍스(25%), 현대오일뱅크(21.5%), 에쓰오일(20%)이 이었다.

S&P 글로벌 플라츠는 “앞으로 국내 정유사 간 점유율 변동은 고유황유 생산량을 어떻게 저유황유로 돌릴지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약 1조원을 투자해 울산CLX에 감압증류공정에서 생산된 원료유에 수소를 첨가해 황 성분을 없애는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새로 짓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S-OIL도 IMO 규제 시행을 계기로 상위권 정유사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도 있어 보인다. S-OIL은 잔사유 고도화설비(RUC)와 올레핀다운스트림복합단지(ODC)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같은 황산화물 배출규제 시행 등이 실제적으로 정유업계의 판도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