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경 울산시 남구 신선로

2박3일 동안 중국대륙을 횡단하는 기행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북미 회담이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막을 내렸다. 2차 정상회담에서 드러난 북한의 자세는 비핵화를 실현할 의지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회담전날 미국 측에서 미진한 부분에 대한 논의를 위해 연락을 하였지만 만남여부에 대한 회신조차 하지 않았으며 회담에 임해선 영변핵시설에 대한 폐기조차 거부하다가 미국이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자리를 뜨려하자 그제서야 다급함을 느낀 최선희가 김정은에게 달려가서 보고를 하고 영변에 대한 전부가 포함되었다는 메시지를 미국측에 전달하였지만 미국은 부분적인 협상을 수용할 수 없다며 북한의 제의를 거부했다고 한다.

이번에 북한이 미국의 요청을 거부한 것은 미국과 트럼프대통령을 너무 쉽게 여겼던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트럼프대통령은 틈이 날 때마다 김정은 은 내친구며 젊고 영리하며 리더십까지 갖추었으며 정상인으로 묘사한 것을 두고 트럼프는 쉬운 상대라는 느낌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트럼프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라도 올바르게 깨닫길 바라며 북한이 사는 길은 핵을 포기하는 것뿐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주지하듯 미국이 북한을 비핵화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인 것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실현과 ICBM 및 생화학무기의 폐기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이다. 따라서 북한이 이 세 가지를 포기하지 않겠다면 마이웨이를 선언하고 협상을 폐기하는 방법이고 만약 비핵화를 실현할 의지가 있다면 위 세 가지에 대한 폐기 시기와 방법들을 미국에 제출하고 미국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해야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초래할 상황 또한 올바르게 인식하는 지혜와 안목을 갖고 북미회담에 임하길 바란다.

베트남 북미회담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미회담의 중재를 부탁하자 정부는 오로지 북한에 대한 제제완화 준비에 모든 초점을 맞춘 걸로 알고 있는데 북미 중재에 대한 정부안을 확정하기 위해선 정부와 대통령의 입장이 아닌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북미 회담은 북한의 위협을 제거하여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자유와 권리를 올바르게 행사하기 위한 목적이고 두 번째는 이 나라가 대통령 개인의 소유물이 아닐 뿐 아니라 국민들의 안위와 나라의 운명이 걸린 문제를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다룰 수 있는 가벼운 사안은 아닐 뿐 아니라 나라의 진정한 주인 또한 대통령이 아닌 국민이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가 행사하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반드시 국민들의 여론을 물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를 올바르게 실현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북미협상이 성사된 것은 북한이 미국을 지목하였기 때문이지만 북핵의 실질적인 피해대상은 바로 우리나라다. 북한의 핵개발을 두고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 핵개발의 부당성을 제기하며 금지를 요청하였지만 핵은 미국과 해결해야 할 대상이라며 우리정부의 요청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무시하며 보란 듯이 핵을 보유한 채 세계최강 미국에 맞서 담판을 벌이고 있는 현실에서 비핵화 협상을 추진하는 미국의 의사에 반하는 북한만을 위한 외눈박이식의 정책이 더 이상 재현되지 않길 바란다. 국가의 운명과 국민의 안위 모두가 걸려있는 중대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정호경 울산시 남구 신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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