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관광 최적 조건 갖춘 울산
체험 기반 다양한 콘텐츠 필수
관광편의 위한 교통망 개선 시급

▲ 이창기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장

관광산업은 세계적으로 빠르고 꾸준하게 성장하는 분야다. 세계 GDP, 고용 등 각 거시경제 지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유망산업으로 향후 10년 이내에 규모가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가 예민한 요즘 친환경산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또한 고용효과가 크고 외화획득의 공헌도도 높아 많은 국가들은 관광산업을 미래 먹거리이자 성장동력원 중 하나로 꼽고 있다.

관광산업의 소재는 무수히 많다. 수려한 자연환경, 고건축물, 감동적인 공연예술이나 축제, 지역의 특성을 살린 음식 등 어떤 것도 가능하다. 이외에 또 하나의 관광 영역으로 주목받는 것이 있는데, 기업의 생산시설과 제품,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지닌 산업문화재를 상품화하고 제조공정을 체험하게 하거나 산업현장을 견학할 수 있게 하는 산업관광이 그것이다. 1950년 프랑스가 수출을 늘리기 위해 회원사 외국인들을 초청한데서 유래된 산업관광은 현재 독일, 일본 등이 주도하고 있다. 산업관광은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지역의 부가적인 경제효과를 기대하게 함에 따라 중국 등 다른 나라의 시장 참여도 확대되고 있다.

울산의 경우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 울산 12경중 하나인 외고산 옹기마을 등 첨단과 전통을 아우르는 풍부한 산업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산업관광의 메카로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또한 외국인 방문 관광지가 서울, 제주, 부산에 집중되어 있어 보다 많은 관광지역의 발굴에 힘쓰려는 지금, 시기적으로도 산업관광에 체계적인 관심을 가지고 발전방안을 지속적으로 생각하며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낼 때이다. 이에 따라 울산시도 태화강 십리대숲을 백리대숲으로 확대 추진하고, 대곡천암각화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하는 등 고무적인 모습이다.

다만 울산이 산업관광도시로 보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첫째, 산업도시 울산의 특성을 살린 현대적 감각의 기술테마파크 건립이 필요하다. 자율주행차, 스마트선박 등과 관련된 울산이 4차 산업을 상징하는 도시임을 강조하여 울산의 공업기술을 집대성한 기술박물관을 신설하고 체험·교육시설, 공연장, 레스토랑, 쇼핑몰 등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복합 문화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이제는 건축물 자체도 하나의 관광 테마인 점을 감안하여 저명 건축가의 창의적인 랜드마크 유치로 인근 지역뿐만 아니라 원거리 지역 관광객의 방문 및 재방문을 유도해야 한다. 위성으로 내려다볼 때 울산광역시의 지형이 하트모양임을 강조하여 ‘대한민국 제조업의 심장’ 등 지역로고 형태를 기반으로한 테마파크 구축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관광객이 만족할만한 새로운 산업관광 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한다. 관광객의 체험 및 다양한 활동에 대한 수요가 점점 높아짐을 감안하여 연령에 관계없이 울산지역 산업관련 기념품을 직접 만들어보고 만든 작품은 집으로 배송되도록 하는 등 체험 프로그램의 비중을 높이고 다양화해야 한다. 독일의 대표 자동차공업도시인 슈투트가르트나 볼프스부르크의 벤츠, 폭스바겐 신차출고행사를 참고하여 신차구입 등을 하나의 관광이벤트로 개발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인근 지역에 큰 규모의 놀이공원 및 테마파크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여 향후에는 일본(도요타시 인근 나고야에 레고랜드를 지은 결과 관광객이 가시적으로 증가)처럼 놀이공원 신설도 고려해볼 수 있겠다.

끝으로 울산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관광객 편의를 위해 교통망 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2018년 울산 주요관광지 방문객은 총 521만명으로 2016년 260만명에 비해 약 2배 증가하였다. 다만 협소하고 노선이 부족한 공항, 조정 및 확충이 필요한 버스노선 문제로 재방문율이 높을지는 미지수다. 울산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질수록 관광 서비스업이 좋아지고 이는 소비진작 등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진다. 최근 기장의 관광객이 급증한 요인 중 교통망 개선이 큰 역할을 한 것을 상기해야 한다.

같은 10억원을 투자하였을 때 늘어나는 취업효과를 보더라도 자동차 산업 등 운송장비는 7.9명, 화학산업은 6.3명, 전기전자산업은 5.3명인데 비해 관광과 관련된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업은 25.9명,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은 24.5명으로 매우 높다는 점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산업관광경쟁력 제고를 통한 정주여건 개선이 울산의 인구유출 문제 해결에도 긍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창기 한국은행 울산본부 기획조사팀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