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개월만에 수주한 일감

이르면 7월부터 작업 시작

프로젝트 규모 크지 않아

유휴인력 전원 복귀 역부족

해양플랜트 추가수주 총력

▲ 일감이 없어 지난해 8월 이후 가동이 중단된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도크. 경상일보 자료사진

해양플랜트분야의 일감이 없어 지난해 8월1일부로 가동이 일시 중단돼 문을 닫았던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가 약 1년만에 공장가동을 재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가을 무려 47개월만에 수주에 성공한 킹스키(King’s quay) 반잠수식원유생산설비(FPS)가 설계가 마치는대로 이르면 7월, 늦어도 10월에는 작업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앞서 지난해 10월 미국 석유개발업체 엘로그와 킹스키 반잠수식원유생산설비 1기 설치 프로젝트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수주 금액은 4억5000만달러(한화 5130억원) 규모로, 수주한 원유생산설비는 멕시코만 원유개발사업에 투입된다.

킹스키 프로젝트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 나스르 프로젝트를 딴지 47개월만에 따낸 프로젝트이다. 나스르 프로젝트 마지막 물량은 지난해 8월20일 출항했고 그 이후로 일감이 뚝 떨어진 해양사업부에는 현재 2000여명에 달하는 유휴인력이 발생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킹스키 설비 설계를 진행하며 올해 하반기 다시 해양사업부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지만 표정이 썩 밝진 못하다. 해양사업부가 그동안 수주해왔던 사업과 비교하면 킹스키 프로젝트는 규모가 호황기 때 1개 사업규모의 반도 안되기 때문이다. 일감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그렇다고 유휴인력을 전부 복귀시킬 만큼의 규모도 아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작업에 최대한 인원을 투입한다고 해도 몇 백명에 불과할 걸로 보인다. 여기에 8월부터 해외에 나가있던 해외설비 관리인력 수백명이 순차적으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킹스키 프로젝트에 인원이 투입되더라도 유휴인력은 더 늘어날수도 있다”고 말했다.

킹스키 프로젝트 계약후 다른 프로젝트에도 주문을 넣고 있지만 아직까지 추가 수주에 성공하진 못해 해양사업부 자체의 경기회복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에도 주요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발주가 4건에 불과할 정도로 최근 해양플랜트 발주 자체가 많지 않고, 여전히 국제유가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보통 국제유가가 60달러 이상의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야 해양플랜트사업도 활성화 된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오는 6월 말까지 감산을 지속하겠다고 밝히며 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같은 유가상승이 해양플랜트 사업을 다시 활성화시킬지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킹스키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해양사업부는 어두운 터널 속에서 작은 빛을 봤다고 표현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진 터널을 지나고 있는 중으로 당장 해양사업부 경기가 좋아지는 건 아니어서 추가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양사업부가 아직까진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반면 조선업계에는 터널 끝에서부터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2018년 조선 수주량은 전년대비 66.8% 증가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탈환했다. 올해는 2017년 수주량에 대한 건조 본격화로 생산량도 전년 대비 23.6%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조선현장에서는 기능인력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선업 불황 이후 대부분의 기능인력이 일을 그만두거나 타업계로 넘어간 상태다. 용접 등 기능인력 몸값이 호황기와 비교해 반값으로 떨어진 것도 인력부족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기능인력을 구하기 위해 퇴직하거나 불황 때 그만둔 인력들을 다시 불러모으고 있다. 그러나 예전과 비교해 수입이 크게 줄어 굳이 조선업계로 돌아오려 하지않는다”며 인력수급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김현주기자 khj11@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