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표 핵심공약 실행
공천제도기획단 본격 가동
다음달 중순까지 큰틀 확정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 의지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4·15 총선후보 공천룰을 논의하기 위한 ‘공천제도기획단’(가칭)을 본격 가동한다. 민주당은 기획단을 통해 권리당원 권한, 후보 경선 방식 등 구체적 공천룰을 당내에서 충분히 공론화한 이후 이르면 총선 1년전인 다음 달 중순까지 큰 틀의 룰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0일 “공천룰을 공론화하기 위한 기구를 조만간 띄울 계획”이라며 “그동안 실무 준비를 해왔고, 추후 집중 논의가 필요하면 회의를 여러 번 한다든가 워크숍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평소 정치적 견해에 구애받지 않고 당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분들로 (기획단을) 구성할 것”이라며 “당헌·당규 개정, 공천룰 조정, 전략적 판단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분들을 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당직자는 통화에서 “당내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공천룰의 기본 골간을 확정할 것”이라며 “4월 중순께 당 차원에서 공식 발표를 하는 것을 목표로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획단장은 윤호중 사무총장이, 부단장은 김민석 민주연구원장이, 간사는 강훈식 전략기획위원장이 각각 맡고, 소병훈 조직부총장, 김영진 전 전략기획위원장, 백혜련·제윤경·조응천 의원, 오기형 서울 도봉을 지역위원장 등이 참여한다.

선제적인 공천룰 정비는 투명한 공천 관리를 통해 ‘원팀’ 정신을 북돋우고 총선 승리를 견인하기 위한 이해찬 대표의 지난해 8·25 전당대회 핵심 공약이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지난 1월 24일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공정한 공천 시스템과 공천 기준을 4월까지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이 이렇게 일찌감치 예측 가능한 공천룰을 정하는 것도, 지도부가 그 내용을 확정하기 전 당내 공론화를 시도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현대화추진특별위원회가 조만간 당원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당원 투표 시스템을 공개할 예정인 만큼 이 시스템을 통해 공천룰에 대한 당원 의견을 물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총선에 임박해서야 밀실에서 공천룰을 조정하면서 당내 분란을 야기했던 과거를 반성하고, 내년 총선에서는 후보를 그 전처럼 주먹구구로 공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분석된다.

다만 기존 공천룰과 비교해 획기적 변화를 시도할 여지는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공천룰에 무리하게 손을 댈 경우 이 대표와 지도부가 강조한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당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낸 한 의원은 통화에서 “당헌·당규 개정 사항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며 “현역 의원이나 원외 지역위원장 등 출마 준비자들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는 예측 가능한 공천룰을 도출할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김두수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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