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털사이트인 구글지도에 태화강이 야마토리버로 표기돼 있다. 단순한 오기일 수도 있지만 민족감정을 고려하면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는 대목이다. 본보는 지난 1월23일자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지적했고 그 다음날 울산시도 구글코리아에 정정을 요청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2개월이 지나도록 구글은 묵묵부답이다. 단순한 오기라 해도 울산시민들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일인만큼 정중한 사과와 함께 즉각 수정을 하는게 당연한 조치다. 울산시가 항의전화를 수차례 했지만 구글측은 “지도를 정기 업데이트할 때 함께 수정하겠다”고 답변하고는 미뤄두고 있다. 국제적 논란이 일고 있는 있는 일본해나 동해표기와는 달리 순전히 오기라는 것을 확인하기가 어렵지 않을텐데 두달째 정정하지 않는 것은 거대포털의 횡포에 다름아니다.

현재 휴대전화를 들고 구글지도에서 ‘태화강’을 검색하면 난데없이 영어로 ‘Yamato River’라는 글씨를 단 빨간색 마커가 강 한가운데 떠오른다. 태화강의 주소지도 울산광역시 여천동이라 돼 있다. 그 밑에 리뷰에는 ‘태화강’으로 바로잡아달라는 울산시민들의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본보에 이어 방송 뉴스 등에서 보도가 되자 많은 시민들이 확인을 하고 리뷰를 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민들이야 구글지도에서 태화강을 검색할 일이 거의 없으니 모르고 있다가 새삼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Yamato(야마토)’는 태화(太和)라는 한자와 비슷한 대화(大和·Yamato)를 잘못 번역한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에는 야마토라는 지명을 가진 도시도 있다. 태화강 하구를 ‘일본해’라고 표기해놓고 괄호안에 ‘동해로도 알려져 있음’이라고 해놓은 걸 보면 구글지도가 근본적으로 혼돈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울산시는 공문을 보낸데 이어 수차례 전화를 걸어 수정을 요청했으나 담당자나 책임자와 접촉하기조차 쉽지 않다고 한다. 유선이 안되면 서울에 있는 구글코리아를 방문해서 수정을 요청하겠다는 것이 울산시의 뒤늦은 생각이다. 사실 포털사이트의 민원에 대한 폐쇄성을 모르지 않기에 울산시의 답답함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태화강은 울산의 대표적 상징이자 관광자원일 뿐 아니라 무엇보다 시민들의 정서적 고향이 아닌가. 세계적인 포털지도의 오기, 그것도 일본어로 기재돼 있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되는 지명이다. 공문과 전화로 안되면 방문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담당공무원의 노력으로 한계가 있다면 시장과 지역정치인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 사소한 오타 하나라고 생각하다간 큰 코 다친다. 국가정원 지정, 백리대숲 조성 등 태화강의 관광자원화를 위한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지 않은가. 바늘 구멍에서 둑이 무너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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