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발생한 지 2년 10개월 “ 아직도 딸 연락 기다리고 있다”
“생사 몰라 하루하루 애타…단서 아는 분 제보해 달라” 호소

2016년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진 부산 신혼부부 실종사건 가족은 “사건이 국민들에게 잊히는 게 두렵고 잊혀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실종된 최성희(36·여) 씨의 어머니 김모 씨는 2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딸의 연락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면서 “거의 3년이 지나도록 생사를 모르니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며 하루하루 애타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부의 실종에 누군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스스로 잠적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김씨는 “딸이 잠적하려고 했다면 무엇이든 준비를 했을 텐데 살림살이를 그대로 놔뒀고, 실종 전날 장을 봐서 물건을 냉장고와 식탁에 두기도 했는데 이건 잠적할 사람의 행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속이 깊어 말을 잘 하는 아이는 아니었지만 스스로 사라질 이유는 손톱만큼도 없고,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사건 초기부터 딸의 단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고 한다.

매일 경찰서를 찾아가 수사상황을 물었고, 사건이 막다른 골목에 부딪히며 검찰에 넘어갔을 때는 검찰을 찾아가 딸을 찾아달라고 애원했다고 한다.

경찰이 부부실종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한 사위의 전 여자친구를 최근 노르웨이에서 국내로 송환하는 것이 무산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크게 실망했다. 

그는 “너무 속이 상했습니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사위의 전 여자친구가) 조사라도 받았으면 속이라도 시원할 텐데…”라면서 “왜 부부가 실종될 당시에 그 사람이 몰래 국내에 들어와 있었는지, 국내에서 현금만 쓰며 본인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애썼는지 수상한 행적에 대해 조사를 받으며 변명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사건이 2년 10개월 만에 공개수사로 전환한 것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김씨는 “이 사건을 취재한 방송사 PD와 기자들, 경찰들로부터 ’이렇게 제보 없는 사건도 드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제발 저희 딸의 전단을 유심히 봐주시고 행방을 알거나, 실종 단서를 아시는 분은 꼭 전화를 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이 잊히면 우리 딸은 또 한동안 국민들에게 잊히게 된다”면서 “이 사건이 잊히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 제가 언론 인터뷰에 응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부부 실종사건은 2016년 5월 부산 수영구 한 아파트에서 거주하던 전민근 씨와 부인 최성희 씨가 사라진 사건이다.

이 부부는 2015년 11월 결혼한 신혼부부였다.

실종 당시 신고를 받은 경찰이 아파트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했지만, 부부가 집 안으로 들어간 흔적만 있을 뿐 나간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채 사라졌다.

경찰은 주변인 탐문을 통해 실종된 남편 옛 여자친구인 A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하고 노르웨이 거주 중인 A씨를 국내로 송환하려 했지만, 노르웨이 법원이 불승인 결정을 내리면서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