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환경변화에 적응 어려운 노년층 위해
AI 활용한 공공서비스 시스템 고려를

▲ 김종국 서울교통공사 사업수행지원센터실장

2016년 알파고(AlphaGo)와 이세돌 기사의 바둑 대국이후 인공지능(AI)은 국민적 관심사를 뛰어넘어 이제는 생활의 일부가 된듯하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가전제품들이 다투어 출시되고 AI기반의 금융결제시스템은 물론 투자자문서비스까지 실현되고 있다. 신형 자동차에는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서비스가 적용된다고 하니 운전 중에 위험하게 네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 앱을 조작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미 지역의 농산물 축제에서도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말하는 캐릭터’가 행사를 홍보하고 안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인공지능(AI) 덕분에 놀랄 정도로 편리해진 세상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인간의 지능을 가진 기계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사람들의 오랜 꿈으로 19세기 초,중반에 큰 기대감을 가지고 시작하였다니 짧지 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1956년에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등장하였지만 지능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는 한계가 있어 컴퓨터를 통해 인간의 연산능력을 배가시키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1980년대 신경망 이론과 1990년대 검색엔진 개발과 인터넷의 발전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아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는 방식으로 진화하여 오늘에 이르렀다니 인간의 능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요즘 들어 중·장년층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AI)이란 말만 들어도 심기가 불편하다는 사람들이 많다. 과거에도 ‘문맹’이나 ‘컴맹’이란 말이 있었듯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적응에 어려움을 느끼는 탓일 게다. ‘앨빈 토플러’는 “21세기의 문맹은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고, 배운 걸 일부러 잊고, 다시 배울 줄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노동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인간 노동의 소외나 퇴출을 걱정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말이기도 하다. 19세기 영국의 노동자들이 기계가 인간의 일거리를 빼앗아 간다고 해서 기계를 파괴한 ‘러다이트 운동(Luddite Movement)’ 당시 그들의 심경이 역사적 시공을 넘어 느껴지는 듯하다. 디지털 접근성이 떨어지는 계층에 대한 교육과 학습의 중요성은 국가나 사회 그리고 당사자들이 함께 인식하고 노력해야 할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 보다 적극적인 정책과 지원, 국민적인 참여가 필요한 부분이다.

4차 산업시대에 있어 노년층의 걱정은 아마도 생활환경의 변화에 대한 적응의 문제일 것이다. 어렵사리 적응하고 보면 금방 바뀌는 게 요즘이다 보니 편리하고 신기한 만큼 우선은 불편하고 적응이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노년층을 위한 공공서비스 시스템’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의 결합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일 것이다.

얼마 전 유튜브를 통해 경기도 소재의 청년창업사관학교 졸업생이 만든 ‘인공지능(AI) 음성&터치 시스템’ 동영상을 보니 건물의 구조나 사물의 위치, 가고자 하는 목적지와 거리 등을 척척 알려주고 묻는 대로 바로 답해주는 것이 어르신들의 고민을 흡족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옛날이야기 속의 도깨비 방망이’ 같은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시스템이 버스정류장이나 지하철역, 관공서와 병원, 백화점, 학교는 물론 우리 일상생활 주변 시설에 설치된다면 어르신들은 물론 모든 시민들에게 유익한 도구가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먹거리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약자가 ‘문화적 맹인’이 되지 않도록 정책적 사회적 측면에서 충분히 검토,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김종국 서울교통공사 사업수행지원센터실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