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물문제 해법과 상충…현실화 의문

▲ 울산시는 지난 22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송철호 시장, 미래비전위원,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정 주요 정책 제안 및 분과위원회 활동사항 보고 등 상반기 미래비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었다.

“장기적으로 사연댐 철거
대곡천의 재자연화 통해
세계 문화도시 도약” 제안
물문제·암각화보존 동시추진
울산시정책과 달라 악영향 우려도

울산시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고 있는 미래비전위원회(위원장 안재현)가 사실상 ‘선 반구대암각화 보존 후 물문제 해결’에 해당되는 정책 제안을 의결했다. 이는 시가 추진 중인 암각화 보존 및 물 문제 해법과 상충되는 것으로, 울산 맑은 물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22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송철호 시장과 미래비전위원, 공무원 등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9년 상반기 미래비전위원회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지난해 12월 미래비전위가 출범한 뒤 처음 갖는 전체회의였다.

미래비전위는 8개 분과위원회 및 운영위원회의 활동 사항과 그동안의 논의 사항을 공유하고, ‘대곡천 재자연화와 반구대암각화 보존’ ‘울산시 시민신문고위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안’ ‘공공보건의료지원단 설치’ 등 3가지 제안에 대해 설명한 뒤 이를 시에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미래비전위는 지난 지방정부의 ‘반구대암각화와 물부족 연계’ 전략으로 암각화 훼손이 가속화돼 울산의 도시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는 만큼, 대곡천의 가치에 중심을 둔 적극적이고 우선적인 보존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에 따라 ‘대곡천 재자연화와 반구대암각화 보존’ 전략을 제안했다.

우선 사연댐에 배수용 여수로를 설치해 암각화를 물에서 건져낸다는 정책적 의지를 선포하고, 이후 문화재청이 제안한 지원 대책을 구체화해 반구대암각화 주변 관광자원화, 암각화 연구소 건립, 홍수 대책 및 영천댐 취수 등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사연댐의 철거를 통한 대곡천의 재자연화를 통해 세계적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권 맑은 물 확보와 관련해서는 영천댐 취수 및 낙동강 여과수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물 문제 해결과 반구대암각화 보존을 동시에 추진 중인 시 정책과 궤를 달리하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울산 맑은물 공급과 연관된 영천댐 공급 및 낙동강 여과수 용역을 잇따라 추진 중인 상황에서, 자칫 지역의 의견이 갈라질 경우 맑은물 지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미래비전위의 정책 제안에 대해 “시는 반구대암각화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한편 물 문제 해법도 동시에 마련하고 있다”며 “제안이 접수되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미래비전위는 녹색안전분과의 산림산촌 정책과 행정혁신분과의 지방보조금 예산 투명성 강화 사업, 혁신성장분과의 국립3D프린팅연구원 설립 검토 등에 대해 토의했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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