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총리 연기 발표 이후 급증
英 의회 청원 사상 최다 기록
런던에선 反브렉시트 집회까지

▲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총리관저 앞에 몰려든 시위 참가자들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묘사한 인형의 코가 영국 경제를 상징하는 인형을 찌르는 조형물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의 취소를 요구하는 청원 서명자가 500만명을 넘어섰다.

영국 의회 청원 웹사이트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EU 탈퇴의 근거 규정인 ‘리스본 조약 50조’ 철회 및 EU 잔류를 요구하는 청원의 서명자 수가 25일 0시 현재(이하 현지시간) 531만3616명을 기록했다.

이는 영국 의회에서 주관한 청원 역사상 최다 기록으로, 영국 전체 인구(6695만명)의 8%에 해당한다.

종전 기록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 잔류 또는 탈퇴가 모두 60% 이상 지지를 얻지 못하는 경우 제2 국민투표를 열어야 한다는 청원으로, 당시 총 서명자 수는 414만262명이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에 반대하는 청원에는 190만명이 서명한 바 있다.

영국 정부는 1만명 이상 서명한 모든 청원에 답변을 내놓는다. 그리고 10만명 넘게 서명한 청원은 관련 토론 개최를 검토한다.

지난달 20일 개시된 반(反)브렉시트 청원은 최근 며칠 새 서명자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메이 총리가 EU에 브렉시트 탈퇴 시점을 3개월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21일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그날 오전 80만명 수준이던 서명자 수는 오후 들어 거의 분당 2000명씩 늘어나 22일 3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이튿날에는 400만명을 돌파했다.

청원에 서명하려는 온라인 접속이 폭주하면서 청원 사이트가 최소 두 차례 다운되기도 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이 청원은 메이 총리가 국민의 뜻과 바람을 받들어 브렉시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언급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해당 청원은 “정부가 EU 탈퇴는 국민의 의지라고 반복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우리는 EU 잔류를 원하는 국민의 힘을 증명함으로써 이러한 주장에 종지부를 찍을 필요가 있다”고 썼다.

앞서 토요일인 23일에는 런던에서 100만명 이상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EU 탈퇴 반대와 제2 국민투표 개최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이에 대해 영국 언론에서는 영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집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U와 영국은 지난 22일 EU 정상회의에서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문을 승인하면 오는 5월22일 양측 합의에 따라 영국이 EU를 탈퇴하기로 합의했다.

또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문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오는 4월12일 이전에 영국의 차기 유럽의회 선거(5월23~26일) 참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결정하면 브렉시트를 더 오래 연기하고, 불참할 경우 아무런 합의 없이 4월12일에 EU를 탈퇴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