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송철호 울산시장 (하)문화·관광·교육분야

▲ 송철호 울산시장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경제위기 극복 못지 않게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면서 경제적 이익도 가져다 주는 문화·관광·교육이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정책들을 계속 고민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축제 지형변화
산발적인 지역 문화행사 엮는
‘국제영화제’라는 빅텐트 추진

시립미술관
올해 7월초 건축물 착공 전망
암각화부터 디지털 미술까지

케이블카사업
환경부 거부로 중단된 상황
영남알프스 대안노선 모색중
대왕암은 업체차원 추진단계

백리대숲
대나무 높이조절 조망권 보장
관광사업화 울산의 상징 될것

크루즈산업
동북아크루즈 활성화는 필연
산업·문화재 관광 활기 예상

대학교육
‘열린시립대’ 하반기 일부 개강
국내외 유수대학 캠퍼스 유치

송철호 울산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문화를 통해 정주여건을 향상시키는 한편 문화를 관광사업으로 연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문화활동에 대한 시민들의 갈증이 커져가는 반면 울산시의 문화정책은 시민들의 욕구를 따라가지 못했다. 전국적인 평가에서도 울산시의 문화지수는 항상 하위권에 속한다. 지난 1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밝힌 ‘지역문화 실태조사(2017년 기준) 및 종합지수’에서도 울산은 정책·자원·활동·향유 4분야 모두에서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문화도시’는 도시의 미래비전이다. 문화예술은 물론 관광과 교육까지 시민들의 삶의 질과 관련된 폭넓은 문화행정을 점검해보기 위해 송철호 울산시장을 이슈인터뷰에 초대했다. 민선 7기 출범 직후부터 지금까지 논란이 계속되면서 시민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각 사안별로 송시장의 계획을 들어본다.

-문화는 도시의 미래비전이다. 문화도시에 대한 소신은.

“산업혁명이 문명을 변화시켰다. 하지만 산업혁명을 거친 도시라고 해서 영원한 번영은 없다. 산업은 반드시 흥망성쇠가 있다. 울산은 산업을 중심으로 급성장했고 현재 성장정체에 직면해 있다.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등으로 보완하고 있으나 이것으로 계속적인 융성을 보장받기는 어렵다. 문화라는 옷을 입히지 않으면 삶의 질은 물론 성장에너지에도 한계가 있다고 본다.”

-축제 등 문화행사를 통폐합하고 새로운 행사계획을 발표하는 등 문화지형의 변화가 예상된다.

“지역문화의 핵심이었던 축제 등의 문화행사를 정돈해서 수준을 높이고 외부로부터 주목받는 대표 문화행사를 만들고자 한다. 특히 축제 등의 문화행사가 관광산업으로 연결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역내 문화행사로 그치고 있는 처용문화제의 경우도 매년 반복되는 행사에 그칠 게 아니라, 소설 속 인물을 관광상품화하는 외국도시들처럼 처용을 이용해 다양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밖에도 많은 축제가 있지만 산발적인 행사로는 한계가 있다. ‘빅텐트’를 만들어서 그 안에서 지역문화를 종합하면 관광상품이 되는 문화행사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국제영화제는 인간과 자연, 예술까지 포함한 빅텐트이다. 산업도시이면서 그 어느 곳에도 뒤지지 않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지닌 도시라는 특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문화적 방법으로 생각한 것이 바로 영화인 것이다.”

▲ 송철호 울산시장은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경제위기 극복 못지 않게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면서 경제적 이익도 가져다 주는 문화·관광·교육이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정책들을 계속 고민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국제환경영화제 개최’라는 공약을 다듬은 것인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활용한 영화제라는 의미에서 사용하고자 했던 ‘환경’이라는 단어가 ‘환경오염’으로 해석되면서 규제적인 것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어 환경이라는 단어를 뺐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천판타스틱영화제, 제천음악영화제 등 크고 작은 영화제들이 국내에 많다. 울산에서도 이미 국제산악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게다가 울산은 영화에 대한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왜 영화제인가.

“울주산악영화제, 남구고래축제의 영화상영, 반구대암각화영화제 등은 울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에 기반을 둔 영화제이다. 이들의 특성을 살리면서 한데 아우르면 울산다운 영화제를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영화를 다양한 장소에서 감상하는 것에 그쳐서는 영화제라 할 수 없다. 얼마전 박상진 의사를 조명한 뮤지컬에 울산시민 100명이 배우로 참여했던 것처럼 영화제작에 시민들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시립미술관의 시공사 선정을 앞둔 시점에 ‘공론화’를 하느라 시간과 예산을 허비했다는 지적이 많다. 시립미술관은 어떻게 돼가나.

“취임한 다음날 시립미술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서류에 사인을 해달라고 하더라. 1000억원 가량 드는 사업인데 정확한 내용도 모른채 사인을 할 수는 없었다. 시민을 행복하게 할 것인지, 짐이 될 것인지를 판단을 해보아야 한다는 생각에 내부적 토론을 해본 결과 흑자를 낼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관리유지비만 드는 미술관이 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책임감에서 조금더 고민해보자고 한 것이 행정절차가 길어졌다. 지난 8개월동안 미술관에 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미술의 시원’이라 할 수 있는 반구대 암각화로부터 현대미술을 거쳐 첨단디지털미술까지 포함하면서도 작품감상 뿐아니라 참여·교육콘텐츠까지 제공할 수 있는 미래형 미술관으로 가고자 한다.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지만 외국 미술관과 교류협력도 진행 중이다. 7월초쯤이면 건축물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취임하자마자 영남알프스케이블카 문제도 불거졌다. 최근에는 대왕암케이블카도 등장했다. 시정이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있다.

“영남알프스케이블카는 취임하기 열흘 전에 환경부의 거부처분으로 중단됐다. 어쩔수 없이 일단 중지하고 추후 대안노선을 개발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지역주민들의 오해를 샀다. 환경적으로 문제가 없고 경제적으로 지속가능한 노선을 찾아 사업이 가능하도록 하고자 계속 노력하고 있다. 대왕암케이블카는 특정 업체가 울산시에 사업계획서를 낸 상태일 뿐이다. 많은 절차가 남았다. 영남알프스는 군립공원지역이므로 울주군이 허가를 내야 한다. 반면 대왕암은 시립공원 부지이므로 시 관할이다. 가능하다면 두 곳의 케이블카를 모두 하겠다.”

-‘백리대숲’에 대해서는 시민적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인위적 환경 변화에 대한 우려가 있고, 강이 대숲으로 인해 오히려 닫힌 공간이 되는 것은 아닌가라는 걱정도 있다.

“전체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강을 닫힌 공간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대나무의 종류는 다양하다. 조망권이 필요한 곳은 키작은 대나무를 심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려해놓고 있다. 인위적이지 않은 숲조성은 없다. 하지만 분명 토목사업은 아니다. 강의 흐름을 훼손하지 않게 강둑까지 넓은 부지를 적절하게 활용, 시각적으로도 부담이 없도록 할 것이다. 대나무 식재부터 관리까지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점진적 문화관광사업으로 추진된다. 사색과 명상의 순례길 등 태화강 백리에 얽힌 다양한 스토리도 담아낼 것이다. 백리대숲이 울산의 새로운 상징이 될 것이라고 본다.”

-‘크루즈 산업’은 지난 정부에서도 검토했다가 접었다. 항만의 사정도 녹록치 않고 비용 부담도 크다. 크루즈 문화가 성숙돼 있지도 않다.

“알래스카, 카리브해, 지중해, 스칸디나비아 등지에서 크루즈가 활성화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 문화관광의 중심이 한국-중국-일본-러시아를 아우르는 동북아가 될 것이라고 본다. 동북아 크루즈산업은 필연적으로 활성화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그 한 가운데 있다. 통일이 되면 세계 평화수도가 될 것이다. 크루즈여행은 단기와 장기로 나누어진다. 단기 크루즈는 지금 항만을 그대로 이용해도 가능하다. 문제는 앞으로 10만t 이상의 크루즈가 상해-홍콩-여수-부산을 돌 것이다. 이들 크루즈선이 울산을 빼고 바로 포항-동해로 가버리게 놔두어서는 안 된다. 울산은 산업과 문화유산이 많고 경주의 관문 역할도 할 수 있다. 미래산업이 될 동북아크루즈산업에서 울산이 빠지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 지금 준비해도 10년 이상 걸린다. 외곽순환고속도로가 강동까지 뚫릴 때쯤 크루즈선의 취항이 가능했으면 한다. 강동관광단지개발과 연계한 미래 관광산업이다.”

-대학교육은 정주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전국적으로는 대학이 남아돈다고 하지만 울산은 여전히 대학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2가지 방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열린시립대학의 신설이다. 디지털 기반의 학습방법 혁신을 통해 맞춤형 인재를 만드는 대학이다. 미국 미네르바 아카데미와 프랑스의 에콜21을 벤치마킹한 것이다. 상당한 연구가 진행됐다. 일부는 금년 후반부터 테스트 개강을 할 예정이다. 다른 한가지는 다른 도시의 대학을 울산에 유치하거나 외국의 유수대학 울산캠퍼스를 조성하는 방안으로, 내부적으로 추진 중이다. 교육·문화·관광이 도시의 미래라는 생각으로 확실한 기반을 다지겠다.” 정명숙 논설실장 ulsan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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