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고지 협약 무색 지역 야구인프라 지원 극히 인색

제일중·울산공고 야구부 롯데 아닌 NC 1차지명 대상

야구인들 강한 불만 표출…NC 유치 목소리까지 나와

울산지역 야구인들이 문수야구장을 제2구장으로 사용하면서 각종 연고지 혜택을 입고있는 프로야구 롯데구단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울산시와 제2구장(연고지) 협약을 체결했으나 롯데의 문수야구장 경기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심지어 울산지역 유일한 야구부가 있는 제일중과 울산공고는 정작 롯데의 연고대상이 아닌 창원연고 NC의 1차지명 대상학교다. 또 울산제일중 야구부는 지역연고가 아니라는 이유로 롯데기 야구대회가 아니라 NC기 야구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지역 야구인들은 롯데구단의 야구보이콧 움직임과 함께 급기야 한때 지역야구계 핫이슈로 부상했던 제2연고지를 NC다이노스로 바꾸자는 설익은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울산시는 앞서 지난 2014년 3월 450억원의 예산을 들여 프로야구 전용구장인 문수야구장을 지어 롯데측에 제2구장으로 제공하고 있다.

◇지역야구계, 울산시장 면담 요청

울산 남구야구소프트볼협회를 중심으로 한 5개 구·군 야구협회는 최근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가 울산문수야구장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울산시에 전달하고 시장 면담을 요청했다.

시와 롯데는 지난 2011년 문수야구장 프로경기 유치협약을 체결해 2014년부터 울산에서 프로야구 경기를 갖고 있다. 당시 협약서에 울산시와 롯데는 문수야구장을 롯데 자이언츠의 제2구장으로 지정해 울산지역에 프로야구 관람기회를 제공하고, 야구인의 저변 확대 등에 기여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협약서에는 1군 경기 연 6~9회 배정 원칙과 1군 시범경기 연 2회, 2군 경기 연 9회 이상 배정키로 했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 2015년부터 정규리그 울산경기를 매년 줄여오고 있고 지난 2017년에는 시범경기 없이 단 5경기만 치르겠다고 제안해 지역야구계의 반발을 샀다.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 협약을 롯데가 위배하더라도 울산시로서는 아무런 제재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이번 시즌에도 롯데는 문수야구장에서 1군 7경기, 2군 7경기 총 14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여러가지 사유가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당초 맺은 협약에 위배되는 것이다.

이상진 남구야구소프트볼협회 전무이사는 “협약서에 롯데가 울산지역 야구인프라를 위해 투자·협조·노력한다는 문구가 있다. 그러나 2014년부터 롯데가 문수야구장을 사용하면서 초·중·고, 그리고 울산야구 발전을 위해 무엇을 투자하고 무엇을 협조했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역 야구계는 시장면담이 불발될 경우 정식으로 협회에 건의하고 기자회견과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학교야구부 연고지, 롯데 아닌 NC

더 큰 문제는 울산지역 야구부가 있는 제일중과 울산공고는 정작 롯데의 연고대상 학교가 아니라는 점이다. KBO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0월 1차지명 대상학교 연고권의 재분배가 이뤄졌고 롯데는 1차 지명 연고권이 부산, NC는 울산과 경남, 전주, 군산 등으로 조정됐다. 이에 따라 울산공고는 롯데가 아니라 NC의 1차지명 대상학교다.

게다가 울산제일중은 지역 연고가 아니라는 이유로 롯데기 야구대회가 아닌 NC기 대회에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초등 야구부인 대현초등학교는 롯데기 대회를 참가하고 있다. 롯데 연고구단이 아님에도 참가가 가능한 이유에 대해 지역 야구계는 “인재를 발굴해 부산지역 중·고등부로 유출시키려고 출전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품고 있다.

지역 야구인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문수야구장이 진짜 롯데의 ‘제2구장’으로 불리는게 맞느냐며 롯데의 제2구장 문구 사용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면서 롯데와 울산시의 문수야구장 사용에 따른 협약서와 연간 수입금, 울산지역 야구인프라 발전을 위해 롯데 구단이 사용한 내역서 등을 공개해줄 것을 요청해 놓고 있다.

◇지역 야구계, 대안은 NC 유치?

롯데가 선수단 피로 등 여러가지 이유로 울산을 홀대하면서 지역 야구계에서는 롯데야구 보이콧 움직임과 함때 제기됐던 NC다이노스의 제2연고지로 유치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울산시민에 프로야구 관람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타구단의 제2구장을 유치해 불합리한 협약 구조를 개선하고 예산낭비와 지역 야구인재 유출을 막자는 것이다.

지역의 한 야구인은 “NC는 이번에 창원에 야구장을 새로 지으면서 100억원을 투자했다. NC는 중·고등학교, 엘리트 사회인야구 등 지역 야구인프라에 투자를 많이 한다”면서 “롯데가 울산에서 1년에 수억씩을 버는 걸로 알고 있는데 울산에 환원하는 금액은 구장사용료 10%밖에 되지 않는다. 불합리한 구조를 야구인들이 적극 나서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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