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사랑받는 랜드마크들
고유의 정체성과 방향성 갖고있어
울산은 어떤 도시인지 고민부터

▲ 김성열 울산과학대 교수 컴퓨터정보학부

자유의 여신상, 기울어진 사탑, 에펠탑, 빅벤, 타지마할, 앙코르와트…. 이것들이 어디에 있는 것인지, 어떤 것인지 많은 사람들이 인지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그것들을 보고 느끼기 위해 머나먼 여행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에펠탑은 파리의 세느강 서쪽에 위치한 높이 300m가 넘는 거대 철탑으로 프랑스와 파리의 상징이다.

세계 여러 곳에는 스카이스크래퍼(Skyscraper)가 경쟁적으로 지어졌거나 지어지고 있다. 두바이 부르츠할리파(Burj Khalifa), 상하이 상하이타워(Shanghai Tower), 사우디아라비아 알베이트타워(Abrai Bait Tower), 미국 맨해튼 세계무역센터(World Trade Center), 중국 광저우 CTF금융센터(CTF Finance Center) 등이 그것이다. 서울에도 롯데타워(Lotte Tower)가 555m의 높이로 완공되어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스카이스크래퍼가 되었다. 또한 현대GBC(Hyundai Global Business Center)가 예정되어 있어 두 개의 마천루가 서울 하늘로 솟아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렇게 높은 빌딩이 아니더라도 싱가포르 마릴라베이샌즈(Marina Bay Sands Hotel)는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건물이다. 우리나라 건설사가 시공하여 주목을 받기도 했던 이 건물은 200m 높이의 3개동의 빌딩 위에 에펠탑 높이 보다 긴 배모양의 스카이파크를 얻어 놓았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랜드마크(LandMark)라고 한다.

랜드마크의 의미를 인터넷 사전에서 검색해 보면 첫 번째 ‘주요 지형지물, 랜드마크(멀리서 보고 위치 파악에 도움이 되는 대형 건물 같은 것)’, 두 번째 ‘획기적 사건’, 세 번째 ‘(반드시 보존해야 할) 역사적인 건물’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첫 번째 의미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고 세 번째도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는 두 번째 부분에 그 의미를 잘 받아들어야 한다. 자유의 여신상은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한 프랑스의 선물이며, 에펠탑은 프랑스 대혁명 100주년을 기념하여 세워졌고, 타지마할은 ‘인도 어느 왕이 왕비를 너무 사랑했던 마음이다’라는 사건 내지는 이야기가 있다. 현대의 스카이스크래퍼들에게 이런 이야기가 없다고 하더라도 그 존재의 이유와 방향성이 있다.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향과 방법으로 그 존재감들을 전한다.

울산의 랜드마크는 무엇일까? 울산에 오면 누구나 건너보아야 하는 다리도 아니고, 시민들도 필요한 일부만 이용하는 울산대교를 꼽을 수도 없고, 시민들도 모르는 울산대교 전망대를 꼽을 수도 없을 것 같다. 울산은 산업수도라는 랜드마크를 가지고 있었다. 이는 시대와 상황 변화에 따라 발 맞춰 가고 있다. 문화수도·생태수도·환경도시 이제는 수소도시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 사이 울산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그 방향은 어디인지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 것은 나만이 아닌 듯하다. 사람들은 울산의 길지 않은 역사와 산업도시로 형성하여 급속하게 발전된 것이 그 궁금증을 유발한 것이라고 한다.

요즘 시대에 여러 서비스가 있지만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것은 홈페이지(Homepage)다. 울산시청 홈페이지에서 울산시의 정체성 또는 방향을 찾아보고자 했다. 울산시 로고가 왼쪽 상단에 크게 자리하고 있다. 다른 도시의 홈페이지를 몇 개 살펴보니 로고의 보다는 이 도시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어떤 도시인지를 먼저 느낄 수 있다.

울산은 ‘시민울산(시민과 함께 다시 뛰는 울산)’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그런데 어디로, 무엇을 향해 뛰는 것인가? 한 때 여러 도시가 ‘○○ for You’를 슬로건으로 사용했었다. 울산도 마찬가지였고 그 흔적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에 근거해서 ‘너를 위한 시민 울산’인 것인가? 아니라면 어떤 도시가 되기를 바라는지, 어떤 랜드마크를 가질지 생각해 보아야할 듯하다. 유럽 뱃사람들에게 아프리카 남단의 작은 산은 랜드마크였다. 김성열 울산과학대 교수 컴퓨터정보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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