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울산시 보도 사무관
‘시장과 스피치라이터’ 펴내
오랜 직장생활 회고서 출발
시장들 글·강연 스타일 담아
글쓰기 어려운 이들 길잡이

 

심완구, 박맹우, 김기현, 송철호 전·현직 울산 시장들의 말과 글은 어떠했을까.

김종철(사진) 울산시청 대변인실 보도기획 담당사무관이 최근 <시장과 스피치라이터>를 펴냈다. 30년 가까이 시청에 근무하며, 본인이 지켜봤던 전·현직 시장들의 글과 강연 스타일을 담아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저자는 심완구 시장의 연설을 정직과 열정으로 압축했다. 심 시장은 언제 어디서 누구를 상대로 한 연설이든 거짓이 없고 허투루 말하는 법이 없다고 했다. 최고의 연설가다. 연설문을 받은 뒤엔 입에 착 감길만큼 읽고 또 읽었다. 이에 더해 독특한 삶의 이력까지 녹아들며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

박맹우 시장은 ‘메시지의 대가’라고 했다. 저자는 박 시장의 연설을 규정하며 그의 두꺼운 손을 먼저 떠올렸다. 투박하지만 따뜻한, 돌아서면 생각나는 그 손으로 늘 메모했다. 메모가 쌓여 글이 되고 말이 됐다. 인간미와 유머도 중시했다. 언변이 유려하진 않지만 어느 순간 그 온기에 압도당했다.

김기현 시장의 연설은 막힘이 없고 거침없다. 그만큼 준비하고 공부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설득과 공감을 위해서다. 연설 초안에서 땀과 사람 냄새가 나지않으면 실격이었다. 그렇게 다듬은 원고를 충분히 소화하고 이야기하듯 연설했다. 그의 연설은 들어서 재미있고, 하는 사람도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 김종철(사진) 울산시청 대변인실 보도기획 담당사무관

저자는 전임 시장들과 달리 송철호 현 시장을 언급하는데 부담감이 있다고 했다. 같이 보낸 시간이 짧고 인연이나 에피소드를 만들만큼 가까운 거리에 있지도 않았다. 다만 그 동안 보여준 소통의 연설에 큰 응원을 보내고 있었다. 소통이 공감으로 이어지고, 공존을 향해 나아가는 멋진 드라마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자가 쓴 전·현직 시장의 글과 말은 책 속 내용의 극히 작은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가 책을 쓴 취지는 오랜 직장생활을 되돌아본다는 뜻이었지만 그 보다는 동료와 지인들이 느끼는 어려움에 작게나마 도움을 주자는 생각이 더 앞섰다.

사람을 움직이는 글쓰기와 말하기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덕목이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에 힘들고 불편해 한다. 저자는 ‘어떻게 쓸 것인가’ ‘이것만은 피하자’ ‘첫 줄의 힘’ ‘글감 구하기’ 등 글쓰기에 한발 다가설 수 있도록 부담없는 언어로 안내하고 있다.

김종철 사무관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에서 책을 썼다. 전업작가도 아니고, 작문법으로 돈벌이를 할 생각도 없다. 다만 ‘글쓰기’에 앞서 당혹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북셀프. 202쪽.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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